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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 폭발사고 원청 책임 규명될까

밀폐공간 출입 위험요소 미점검 등

현장 안전매뉴얼 위반 속속 드러나

해경, 관계자 79명 이메일 압수수색

기사입력 : 2017-08-29 22:00:00


STX조선해양 폭발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해경 수사본부가 정확한 발화 원인과 함께 원청의 안전관리상 과실을 규명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만큼 산업현장에서 재해가 일어났을 때 원청업체가 책임을 지는 사례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수사본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사고가 난 선박은 11월 초 선주사에 인도를 마쳐야 하기에 촉박한 기일을 맞추기 위해 사고 현장에서 안전관리 매뉴얼이 지켜지지 않은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원청인 STX조선해양 현장 안전관리책임자는 밀폐공간인 작업장 입·퇴장 시 작업을 포함해 위험요소를 점검해야 하는데도 사고 당일 작업인원이 변경된 것조차 확인하지 않았다. 또한 적정보호구인 송기마스크 대신 방독마스크를 착용한 채 작업한 사실도 앞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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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폭발사고로 4명이 목숨을 잃은 7만4000t급 석유운반선./성승건 기자/



수사본부 관계자는 “안전관리책임자는 현장에 나와 점검을 했다고 하는데, 작업인원 변경 사실에 대해 몰랐다고 하는 점과 구체적으로 무엇을 점검했는지 확인된 부분이 없어 그 진술을 믿지 않고 있다”며 “사업장의 전체적인 안전관리, 특히 주말의 안전관리가 취약했다고 보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발의 원인으로 꼽히는 환기장치와 방폭등에 대한 원청의 과실 여부도 밝혀야 할 사안이다.

폭발사고가 일어난 RO(잔유) 보관 탱크 1·2차 도장작업은 숨진 작업자들과 근로계약을 맺은 협력업체, 도장 전 전처리 작업은 또 다른 협력업체가 했지만, 환기장치에 대한 성능 점검과 관리, 보수 책임은 원청 도장팀에게 있다. 도장작업자들은 2차 도장작업을 할 때까지 기존 설치돼 있던 자바라(호스)를 계속 이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호스와 제습기를 포함해 이번에 드러난 환기장치 전반의 관리 부실로 인한 사고 발생 가능성도 있어 이 부분이 폭발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

사고 발생 10일째인 29일 ‘STX조선해양 폭발사고’ 해경 수사본부는 원청인 STX조선해양 관계자 6명과 1차 협력업체인 A기업 대표 신모(55)씨 등 2명을 포함해 모두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와 안전관리주의의무 위반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사고로 입건된 사람은 모두 9명으로 늘어났다.

수사본부는 또 조선소장 등 원청 관계자 7명과 A기업 관계자 3명 등 모두 10명에 대해 긴급 출국금지명령을 내리는 한편, 자재 구매내역과 이메일을 통한 의견교환 등을 살펴보기 위해 STX조선해양 메인서버에서 공사관계자 79명의 사내 이메일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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