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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경남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소감] 인간의 문제, 이야기로 풀어낼 것

소설 부문 당선자 정원채 씨

기사입력 : 2019-01-01 23:2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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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통보 전화를 받고 뭔가 멍해진 기분이었습니다. 밖으로 나와 어두워가는 겨울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한동안 이게 제게 일어난 일인지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취재차 암실에서 필름 인화를 배웠던 여름날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붉은 암등만이 켜진 암실은 덥고 약품 냄새가 진하게 풍겼습니다. 디지털 카메라의 시대에 왜 많은 사진가들이 여전히 필름을 고수하고 있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저 또한 그 순간만큼은 현실의 고단함과 미래에 대한 막막함을 잠시 잊고 마음의 평온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퀘렌시아 같은 공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우선 오랫동안 소설 쓰기와 작가의 자세에 대해 많은 가르침을 주신 박상우 선생님께 큰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학교 은사님이신 이정숙, 김동환 선생님께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 말씀 드립니다. 제 글이 암실에서 세상으로 나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도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늘 격려해주시고 따뜻하게 감싸주신 소행성 문우님들 덕분에 모자란 제가 힘을 낼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자상하게 챙겨 주시는 형모 형님께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늘 걱정만 안겨 드리는 부모님께는 죄송한 마음입니다. 마지막으로 동생인 정인채 군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그는 언제나 소설 쓰기의 길을 지지해 주었고, 쓴소리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으며, 수시로 흔들리는 저를 붙잡아 주었습니다.

인간의 문제를 이야기로 풀어내는 한 사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원채 씨 △1975년 부산 출생 △한성대학교 강사 △사고와 표현 연구실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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