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경남신문 신춘문예 '수필' 당선소감] 문학의 길 걸으며 스스로 거듭날 것
수필 부문 당선자 조경숙 씨
해마다 결핵환우와 나누어 먹던 동지 팥죽을 끓이고 있을 때 당선 전화를 받았습니다.
깊은 밤, 달빛 가득한 마당에 서 있어도 마음은 두근거렸습니다. 낮에 받은 당선전화가 사실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 두 볼만 감싸고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찬 밤공기는 온 몸을 휘감고 달빛은 바다에서 방금 건져 올린 은회색 비늘처럼 눈부시게 반짝거렸습니다.
삶은 때때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가기도 했습니다. 그것은 꿈에도 생각해낼 수 없었던 지금의 아이들과 만남이었습니다. 나 역시 절망의 순간에 만난 아이들입니다. 좋으니 싫으니 저울질 할 겨를도 없이 앞 뒤 가리지 않고 덥석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앞 만 보며 달려온 터라 내 안에 무엇이 꿈틀거리고 있었는지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늦었지만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내 자신이 거듭 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나로 인해 가슴 아픈 시간 보냈던 남편과 동네 목욕탕에도 함께 갈 수 없었던 딸, 듬직한 아들 내외와 해맑은 미소를 선물해 준 손자들. 공간과 시간을 허락해 주신 운암 자운스님께 깊은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문학의 길로 이끌어 준 도반인 김영미 선생님, 수필로 행복해지길 소원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던 백남오 교수님, 탐.진.치를 닦는 길이 수필이라는 문화원 정목일 교수님, 고맙습니다. 서툰 글 당선의 영광을 안겨주신 경남신문과 심사위원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더욱 정진하겠습니다.
★ 조경숙 씨 약력 △1960년 마산 출생 △자운영청소년회복센터장 △진등재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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