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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경남신문 신춘문예 '동화' 심사평] 호기심·카타르시스 가득한 판타지 동화

기사입력 : 2019-01-02 00:37:39
메인이미지왼쪽부터 배익천·김문주

응모작의 전반적인 수준은 비교적 고른 편이었으나, 아이의 감성을 독창적으로 잘 표현한 수작이 많지는 않았다.

마지막까지 논의했던 작품은 초대받은 여우, 최연소 매니저, 행복한 집으로 오세요, 공룡은 축구를 하지 않는다, 네 편이었다.

'초대받은 여우'는, 자신을 구해준 사람들에게 여우가 보답하고, 나중에는 여우가 새끼들을 데리고 사람을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는 내용이다. 사람과 자연의 따뜻한 조화가 기분 좋은 이야기지만, 극적인 재미가 부족했다.

'최연소 매니저'는, 주인공이 노래하는 할아버지의 매니저가 되는 과정을 재미있게 그린 작품이다. 다만 갈등구조 없이 지나치게 무난한 것이 흠이 될 수도 있다.

'행복한 집으로 오세요' 는 어른들의 편견과 왕따 문제를 아이가 풀어가는 이야기이다. 밀가루를 뒤집어쓰게 된 이유를 보여주며 우정을 회복하지만, 갈등을 해소하기에는 미흡해 보였다.

'공룡은 축구를 하지 않는다' 는 축구를 못해 왕따 당하는 주인공과 공룡을 연결시킨 판타지 동화이다. 공룡은 아이들에게 영원한 동경의 대상이다. 서로 다른 이유로 왕따를 당하는 두 아이가 몸을 긁으면 피부가 벌어진다는 설정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리고 두 명의 아이와 함께 현실에서 푸대접받는 사람들이 사실은 공룡일지 모른다는 판타지는 현실의 우울함을 단번에 해소할 수 있는 카타르시스를 준다. 문체 역시 간결하고 선명하여 작가가 글쓰기에 매진해 왔으리라는 신뢰를 주기에 충분했다. 다만, 공룡의 세계에서 돌아오는 것을 꿈으로 처리한 것은, 고전적이고 식상한 방식이라 조금 아쉬웠다.

당선자에게는 축하의 인사를, 아쉽게 탈락한 예비 작가들에게는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등단은 하나의 과정일 뿐, 꾸준히 끝까지 쓰는 사람이 진짜 작가이다.

(심사위원 배익천·김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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