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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경남신문 신춘문예 '수필' 심사평] 자신만의 독특한 향기와 빛깔 스민 글

기사입력 : 2019-01-01 23: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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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강현순, 한후남.

올해는 응모 작품이 작년보다 훨씬 많았다. 작년에는 100명이 보내온 269편이었는데 올해는 131명의 작품 340편이었다.

수필은 작가가 작품 속에 함축되어 있다. 픽션인 시나 소설과는 달리 수필 한 편을 읽으면 문장력에서 작가의 인격과 사상, 그리고 철학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러 유려한 문장 솜씨와 독창적인 비유법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향기와 빛깔로 형상화한 작품을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그 중 '다듬잇돌의 노래'와 '돌꽃' 그리고 '연잎밥'을 다시 읽어 본다.

'다듬잇돌의 노래'는 이제 잊혀져가는 옛 이야기처럼 편안하고 그리운 노래이다. 호흡이 고르고 문장이 간결하나 수필은 평범함 속에서 비범함을 나타내야 한다. '돌꽃'은 이끼와 바위가 어우러져 피워낸 돌꽃을 보면서 애달픈 사연을 담담하게 펼쳐 내고 있으나 작품 전면이 너무 어둡고 처진 느낌을 준다. '어머님을 옥죈다' '칼 위를 걷는 듯한 날들' '다락에 숨어 벌렁거리는 가슴을 쓸어내려야' '겹겹의 아픔' 등의 문장이 계속된다. '연잎밥'을 보자. 글쓴이는 가정환경이 불우한 청소년 열 명을 맡아 키우고 있는'청소년 회복센터'의 직원이다. 어느 날 연잎밥을 만든다. 연잎을 펼쳐서 쌀 견과류 등을 넣고 친친 감싼다. 먹는 모습, 말하는 모양새, 자는 모습까지 제각각이며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을 한데 모으기라도 하듯. 글쓴이는 열 아이들 모두 지금은 비록 진흙밭의 뿌리에 불과하지만 바르게 잘 자라서 맑고 눈부신 연꽃이기를 바란다. 예리한 관찰력과 아름다운 감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정겨움과 애틋함을 담고 있어 가슴이 훈훈해지는 글이다.

심사위원들이 고심한 끝에 최종적으로 선한 작품은 '연잎밥'이다. 당선자에게 축하드리며 더 큰 성취를 위한 고뇌의 시간이 이어지길 바란다.

(심사위원 강현순, 한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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