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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취소, 세정제 품절…경남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

면역력 약한 노약자 불안감 급증

국내외 여행·행사 취소 잇따르고

마스크·체온계 등 위생용품 불티

기사입력 : 2020-01-28 21:21:16

경남 인근 지역인 대구와 부산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의심환자가 나오면서 도민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명절 연휴 직후인 28일을 기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급격하게 커진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국민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28일 NH농협은행 경남영업부 창구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업무를 보고 있다./전강용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국민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28일 NH농협은행 경남영업부 창구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업무를 보고 있다./전강용 기자/

◇여행·행사 취소 잇따라= 김해 A유치원은 주중에 예정된 원생들의 당일치기 여행을 취소했다. 해당 유치원은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사람이 많은 곳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것이 맞지 않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국내외 여행을 취소하는 이들도 많다. 창원의 B여행사 관계자는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로 여행을 계획했던 고객들의 취소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공항이나 비행기를 이용하는 자체를 꺼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각종 행사가 예정된 지자체에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는 2월 8일 정월대보름 행사를 계획 중인 창녕군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된 회의를 진행했으며, 아직 시일이 남은 만큼 추이를 지켜보고 행사 취소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약자 불안감 급증= 비교적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들의 불안감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고위험군 환자들이 집중돼 있는 도내 요양병원은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경남도내 등록된 요양병원은 지난해 말일기준 총 127곳으로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환자들은 고령의 노인이 대부분이고 각종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등 면역력이 취약하다 보니 병원 관계자들은 정부의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자구책을 세우고 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한 요양병원은 입원환자 보호자를 대상으로 당분간 면회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여러 차례 발송했다고 밝혔다. 또 면회객을 대상으로 발열 여부를 체크하고, 면회 시 손소독제 사용과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약간이라도 열이 나거나 기침 증상이 있으면 예외 없이 면회를 불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내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보건소는 물론 주변 요양병원 등과 연락을 취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며, 손소독제와 마스크 등은 미리 재고를 확보하는 등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유아를 둔 부모들도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창원의 한 엄마들 카페에서는 오늘 하루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된 글이 수십 건이 올라왔다. 대부분 불안감을 토로하는 글이다.

창원에서 두 살 아기를 키우고 있는 이은선(38·여)씨는 “하루 종일 친구들 카톡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야기만 하고 있다. 외출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임산부 친구도 있고, 문화센터 등록을 취소한 친구도 있다”고 말했다.

◇개인 위생용품 동나= 마스크와 손 세정제, 체온계도 불티나게 팔리면서 일부 가게에서는 품절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의 한 약국 관계자는 “아직 의심환자도 나오지 않았는데도 오전만 해도 평소보다 마스크가 5배 이상 팔리고 있으며, 추가 주문을 하려 해도 공급업체도 물량이 없다고 한다”며 “예방이 중요한 만큼 손 세정제도 동났고, 어린이집이나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체온계도 많이 찾는다”고 밝혔다.

회사 등 자치단체에서는 위생용품을 대량으로 구매하기 어려워 난색을 표하고 있다.

도내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물론 인터넷도 마스크나 손 세정제를 대량으로 구매하기가 어려워 인터넷을 통해 소량으로 나눠서 구매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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