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경남도당 표정] 밤새 피 말리는 접전… 환호·탄식 교차하며 기대·긴장
국민의힘, 중반 역전에 분위기 반전… 당선 유력시됐지만 긴장감 여전
민주, 초반 승리 기대 높았지만 분위기 급반전되며 신중론 우세
개표 초반부터 막바지까지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피 말리는 접전이 이어지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개표 방송 내내 눈을 떼지 못했다.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 줄곧 1위를 내어준 개표 초반, 국민의힘 측에서는 다소 긴장감이 맴돌았다. 당 안팎에서 큰 격차로 윤 후보의 압승이 예견됐던 까닭에 다소 당황스러운 분위기가 지속됐다.
하지만 51% 개표율을 기점으로 상황은 반전됐다.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선 것. 게다가 개표가 거의 완료됐던 호남 등 지역과 달리, 경남을 비롯해 다수 지역에서 개표가 많이 남아 있어 본격적으로 승기를 잡아간다고 보고 환호가 흘러 나왔다. 기대했던 결과가 나왔다는 반응이었다.
국민의힘 경남도당 관계자는 “초박빙에다가 서로 다른 결과가 나왔던 출구조사 때부터 약간 당혹스럽고 어색한 분위기가 계속됐는데 개표율 50%가 넘어가고 윤 후보가 역전하면서 분위기도 반전됐다. 재외·거소·사전투표 등이 먼저 개표할 때 이 후보 득표율이 올라가다가 본 투표가 나오니까 뒤집어진 것 같다”면서 “승기를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는 격차가 얼마나 벌어지느냐 주목할 때”라고 했다.
하지만 끝까지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긴장감은 여전했다. 개표율 80% 후반에 접어들던 10일 오전 2시 10분을 전후로 윤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됐지만 이달곤 경남총괄선대위원장은 말을 아꼈다. 윤 후보의 역전 이후에도 이 후보와의 격차가 많아야 1%대가 유지되면서 입장 표명에 신중함을 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경남선대위원장, 민홍철 국회의원 등이 선대위원들이 9일 오후 창원시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에 마련된 제20대 대선 개표 상황실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김승권 기자/

9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국민의힘 경남도당에서 이달곤 도당위원장을 포함한 관계자들이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보며 환호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졌다. 개표 초반부터 초박빙 상황에 긴장감이 맴돌기는 했지만 이 후보가 개표 중반까지 우세하면서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개표가 51%를 넘어 이 후보가 윤 후보에 뒤지면서부터는 안타까운 탄식과 기대감이 공존한 듯 보였다.
이 후보와 윤 후보의 1·2위 상황이 뒤집히지는 않았지만 윤 후보가 큰 격차로 따돌리지 못하면서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고 예상한 때문이다. 개표율 80%대, 윤 후보의 당선 유력에 진입해서도 두 후보의 격차가 1% 미만인 박빙의 상황이 유지되면서 ‘개표율 90%까지 더 있어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했다.
양 당을 둘러싼 긴장감은 9일 오후 7시반 지상파와 JTBC의 출구조사 때부터 시작됐었다. 각 출구조사 예측 결과가 반대로 나온 데다, 1%대 미만 격차의 ‘초박빙’ 상황이 연출되면서 결과 발표 직후 마냥 환호하기 보다는 잠시 정적이 흐르거나, 긴장감이 맴돌기도 했다.
국민의힘 경남도당에서는 수 초간의 정적 후 환호하는 다소 애매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윤 후보 우세로 결과가 나온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 대해서도 예상보다 격차가 적은 것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역력히 드러났다.
이달곤 국민의힘 희망 경남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은 얼굴 앞에 두 손을 모으기도, 몸을 앞으로 숙이면서 TV를 오랫동안 응시하는 모습을 보였고, 도당에 모인 30여 명의 당원들도 TV에 눈을 떼지 못하고 출구조사 결과 추이를 지켜봤다.
이 같은 분위기는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도 마찬가지였다.
경남의 출구조사 결과는 방송 3사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가 39.0%를 기록하며 당직자들은 만족감을 표했다. 당초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경남에서 30% 중반대 수준의 지지율 얻으리라 예측했던 터라 선전했다는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는 윤석열 후보가 승리하는 것으로 나왔으나 JTBC 자체 출구 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승리하는 것으로 나오자 분위기는 냉탕에서 온탕으로 급격히 반전됐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48.4%, 이재명 후보가 47.8%로 윤 후보의 우세가 예상되긴 했지만, JTBC 출구조사에서는 그 반대로 윤 후보 47.7%, 이 후보 48.4%로 ‘초박빙’이 연출되면서 양당 모두 마음껏 환호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김현미·조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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