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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 세척제 29명 무더기 중독’… 경찰 26명 검거

김해 세척제 제조·판매 유성케미칼 대표 구속

기사입력 : 2022-06-13 12:22:18

창원 두성산업·김해 대흥알앤티 등에서 29명의 노동자 집단 중독이 발생한 ‘독성 세척제 제조·유통 사태’와 관련 경찰 수사 결과 모두 26명이 검거됐다.

경남경찰청은 노동자들의 독성간염을 발병케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상 등)로 김해 소재 세척제 제조업체 유성케미칼의 대표 A씨를 구속하고 해당 세척제를 납품받아 사용한 두성산업·대흥알앤티의 각 대표 등 8명을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은 또 유해화학물질 표시 위반 등 혐의로 도매상 및 영세업체 대표 18명을 입건했다.

김해 소재 유성케미칼 대표와 사내이사, 과장, 중간유통업자 등 4명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24개 업체를 상대로 독성 화학물질인 트리클로로메탄이 포함된 세척제를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에 표기하지 않은 채 12만2416ℓ를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MSDS는 화학물질의 유해위험성과 취급방법, 응급조치요령 등 16가지 항목 설명 자료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들이 지난 2월 21일 김해의 한 유해물질 제조업체의 압수수색을 위해 사무실로 가고 있다./김승권 기자/
부산지방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들이 지난 2월 21일 김해의 한 유해물질 제조업체의 압수수색을 위해 사무실로 가고 있다./경남신문 자료사진/

또 창원의 두성산업과 김해의 대흥알앤티 각 대표와 보건관리책임자 등 4명은 세척제를 사용하는 작업장에 국소배기장치 등 법적 안전설비를 갖추지 않아 노동자들의 독성간염 피해를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이외 도매상과 영세업체 대표 등은 유해화학물질 취급 허가 및 시설·장비·기술인력 등을 갖추지 않고 해당 세척제를 판매·사용한 혐의다.

이번 세척제 급성중독 파문은 창원 두성산업 노동자들의 집단 중독으로 불거졌다. 창원 소재 에어컨 부속자재 제조업체인 두성산업에서 노동자들이 급성중독이 발병한 뒤 김해의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대흥알앤티에서도 급성 중독자가 발생, 두 사업체에 동일하게 유성케미칼의 세척제가 납품돼 급성중독을 유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첫 직업성 질병에 따른 중대산업재해 사례다. 경찰은 전담반을 구성한 뒤 고용노동부에서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소지를 수사하는 데 대해 협업해 세척제 제조·판매·사용업체 대표와 보건관리업무 담당자 등 전반으로 수사를 펼쳤다.

경찰은 고용부와 낙동강유역환경청 등 관련 기관과 유해화학물질을 사용하면서 법적 안전 설비를 구축하지 않거나 규제 사항을 준수하지 않는 업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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