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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도심 한복판 주한미군 사격장 이전하라”

인근 주민·지역사회 반발 확산

기사입력 : 2023-05-07 20:49:26

“총기사고·소음 등 시민안전 우려”
지역 커뮤니티·시청 게시판 등에
공사 중단·이전 촉구 민원 폭주
홍 시장 “대체부지 이전 협의할 것”


속보= 창원시 의창구 도심 한복판에 주한미군 전용 소총 사격장 건설을 위한 벌목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인근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주민들은 공사 중단은 물론 이전까지 요구하고 있다. 창원시는 적합한 대체부지로 이전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입장을 밝혔다.(4일 3면  ▲“창원 도심 한복판에 미군 사격장이라니” 시민 줄민원 ) ★관련기사 3면

창원 도심의 한 야산에 주한미군 사격장이 확장 공사 중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창원지역 시민단체와 정치권 등으로 구성된 대책위원회가 4일 창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격장 공사 중단과 폐쇄를 촉구하고 있다./김태형 기자/
창원 도심의 한 야산에 주한미군 사격장이 확장 공사 중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창원지역 시민단체와 정치권 등으로 구성된 대책위원회가 4일 창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격장 공사 중단과 폐쇄를 촉구하고 있다./김태형 기자/

7일 창원시 의창구 사격장 부지 인근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주민들은 공사 중단은 물론이거니와 사격장을 이전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주민 윤수영(38·창원시 의창구 팔룡동)씨는 “애들도 많이 왔다 갔다 하는데 우리 아파트는 사격장과 너무 인접해 있어 소음 피해가 우려스럽다”며 “창원시도 아파트 단지 인근에 미군 사격장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데, 너무 실망스럽다.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이전이 꼭 추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아파트 주민 A씨도 “창문을 열면 사격장 조성지가 훤히 보이는데, 사격장이 만들어지면 무장한 군인들이 보일 것이고 만에 하나 총기 사고가 날 수도 있기 때문에 공포스럽다”며 “주택지에 사격장이 생기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당연히 이전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창원지역 한 커뮤니티 관련 기사 게시물에는 수십 개의 댓글이 달리면서 창원에 사격장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댓글 중 아이디 ‘행복이**’는 “도시 한복판에 (사격장은) 말도 안 된다. 외진 곳도 아닌데 몰랐다는 게 더 놀랍다. 서명운동을 해서라도 우리 창원시민 안전을 지켜야 할 것 같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또 ‘피치블**’은 “아무것도 없는 외곽의 허허벌판도 아니고 도심 한가운데 사격훈련장이라니 말이 안 될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의견을 남기는 등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창원시청 게시판에도 관련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2일부터 소식이 전해진 이후 사격장 이전을 요구하는 민원성 게시물이 60여건이나 등록됐다.

창원시에 따르면 해당 사격장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1972년부터 미군에게 공여된 토지에 조성된 이후 최근 확장 공사를 진행 중이다. 국방부는 주한미군지위협정에 따라 국내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남도나 창원시 등 지방자치단체에 이를 알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창원시는 시민 의견을 수렴, 안전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건의문을 지난 4일 국방부에 전달했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창원시는 시민 안전을 위해 도심지 내 사격장이 적합한 대체부지로 이전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시정운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형·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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