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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첫날, 수산물 방사능 검사현장 가보니

팽팽한 긴장 속 수산물 안전 확보 ‘전력’

기사입력 : 2023-08-24 20:22:03

도 수산안전기술원, 위판장 수산물
빠르고 정확한 손놀림으로 전처리
감마핵종분석기 4대로 검사 진행

“매일 하는 작업인데 마음 무거워
검사건수 1주 20건→40건 확대 등
도민 안전 위해 철저히 검사할 것”


도내에서 생산된 수산물의 시료를 채취해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는 통영시 봉평동 경상남도 수산안전기술원.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24일 이곳의 작업 현장은 차분한 가운데 긴장감이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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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검사실에서는 위판장에서 수거해 온 수산물에 대한 전처리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넘겨받은 수산물을 세척해 물기를 제거한 뒤 방사능 검사장비에 넣을 수 있도록 식용 부분만 따로 분리해 믹서기로 으깨는 작업이다.

방사능 검사에 사용된 수산물은 고성군 하이위판장에서 수거한 전어와 통영시 산양읍 삼덕위판장에서 가져온 붉바리 등이다. 밤사이 남해안 연안에서 잡아 위판장에 내놓은 것들이다.

방사능 검사 시료가 될 수산물을 수거하는 모습. 도내 위판장과 어선 등 생산현장에서 무작위로 수거한다./수산안전기술원/
방사능 검사 시료가 될 수산물을 수거하는 모습. 도내 위판장과 어선 등 생산현장에서 무작위로 수거한다./수산안전기술원/

검사실 전처리 작업대에 서있는 직원들의 손놀림은 빠르고 정확했다.

직원 문순은씨는 “오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됐다는 소식을 접하니, 늘 하는 작업이지만 더 긴장되고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전처리 작업을 끝낸 수산물 시료는 약 1㎏들이 통에 나눠 담은 후 이강민 연구사에게 넘겨졌다. 1㎏은 수거해 온 수산물을 방사능 수치 검사 통에 담아 분석할 수 있는 최적의 양이다.

받은 시료를 감마 핵종 분석기에 넣으면 검사는 자동으로 진행된다. 측정 시간은 1건당 1만 초(2시간 47분)가 걸린다.

수산안전기술원이 보유하고 있는 감마 핵종분석기는 모두 4대다. 경남도는 기존 1대의 감마핵종분석기에 더해 올해 3대를 추가했다. 이 장비를 통해 시료 속 요오드와 세슘을 검출할 수 있다. 장비는 방사선 누출을 막기 위해 납으로 만들어져 무게만 1t이다.

이 연구사는 “검사 결과 수산물에서 기준치 이상의 방사능이 검출되면 즉시 해당 수산물의 생산과 유통을 중단시키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심층 분석을 의뢰한다”며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계속해서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해오고 있지만 지금까지 수산물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방사능이 검출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수산안전기술원은 1주에 20여 건의 방사능 검사를 진행해 왔지만 앞으로는 40건까지 늘릴 계획이다. 야간과 휴일에도 쉬지 않고 방사능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검사 결과는 경상남도 홈페이지를 통해 곧바로 공개된다. 이와 함께 매달 1회 실시하던 도민참관 행사도 매주 1회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경남도는 3개 반 15명으로 구성된 도·시군 합동 비상상황실을 수산안전기술원에 구축했다.

수산안전기술원 송상욱 원장은 “위판장 외에도 정치망이나 어선 등 생산 현장에서 직접 시료를 가져오기도 하고, 품목도 어류뿐 아니라 패류와 해조류까지 도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수산물이 다 포함된다”며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류가 시작된 시점에서 수산물 안전에 대한 도민의 불안 해소와 지역 수산물 소비 급감에 대응하기 위해 더욱 철저하게 검사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ks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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