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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방사능 검사, 왜 삼중수소는 안하나”

도, 검사 강화·생중계 대책 내놨지만

문제되는 삼중수소 분석장비 없어

“검사 허점 많아… 공동 감시단 꾸려야”

기사입력 : 2023-08-24 20:41:37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가 24일 시작된 가운데 경남도는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삼중수소’에 대한 검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하루 460t의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17일간 총 7800t을 일차적으로 내보낸다는 방침이다. 다핵종 제거 설비(ALPS·알프스)로 거를 수 없는 삼중수소는 바닷물로 희석해 자국 규제 기준의 40분의 1인 1ℓ당 1500㏃ 미만으로 농도를 낮춘다.

경남도는 도·시군 합동 비상 상황실 운영을 통해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확대하고, 유튜브를 통해 방사능 검사를 생중계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그러나 정작 수산물에 대한 삼중수소 검사는 이뤄지고 있지 않다. 감마 핵종 분석기를 통해 세슘과 요오드만 검사할 뿐이다.

마산어시장 축제 개막을 앞둔 지난 21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의 한 횟집에서 보건위생과 직원이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위해 전어, 광어, 우럭 등을 수거하고 있다./경남신문DB/
마산어시장 축제 개막을 앞둔 지난 21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의 한 횟집에서 보건위생과 직원이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위해 전어, 광어, 우럭 등을 수거하고 있다./경남신문DB/

석 달 전 경남도의회에서 삼중수소 분석 장비 필요성이 제기되고 경남도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아직 장비 구입을 위한 입찰공고조차 올라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치우 경남도의원은 지난 5월 25일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긴급현안 질의에서 “현재 문제가 되는 건 방사성물질 정화기로도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가 오염수에 함유됐다는 건데 경남도에서는 이를 검사할 장비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후 지난 7월 4일 경남도는 삼중수소 분석 장비(액체섬광계수기) 1대를 도 수산물안전관리센터에 설치해 수산물에 대한 안전성을 검사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국비 1억5000만원 등 총 4억원이 들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조달청 나라장터에는 입찰공고조차 올라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도 수산물안전관리센터 관계자는 “액체섬광계수기 도입을 위해 입찰 공고할 계획이지만 검토 중이라서 정확한 일정은 안 나왔다”며 “보통은 낙찰업체와 계약해서 납품받기까지 2~3달 정도 소요된다. 입찰공고를 올리고 낙찰업체와 계약이 완료되면 최대한 올해 안에 설치할 수 있도록 업체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인근 제주도는 수산물에 대한 삼중수소 분석 장비 설치를 위한 입찰을 완료해 11월 중 도입 예정이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 관계자는 “국비와 도비를 절반씩 투입해 총 3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입찰을 완료한 상태로 11월 중 장비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중수소 분석장치가 설치된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검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수산물에 대한 공인된 삼중수소 검사 방법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유해물질기준과 관계자는 “삼중수소에 대해서는 현재 시험법 확립 단계여서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려고 하는데 정확히 언제 공개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종철 마창진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경남은 방사능 안전성 검사를 강화하겠다고는 하지만 삼중수소에 대한 검사는 안 되고 있어 허점이 많다”며 “경남도가 시민모니터링단을 모집하고 있다지만, 시민단체와 어민단체를 포함한 감시단을 공동으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김태형 기자 t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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