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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기도발이 뛰어난 명당, 강화 보문사

기사입력 : 2024-05-03 08:06:48

인천광역시 강화군 삼산면 낙가산에 양양 낙산사, 남해 보리암과 함께 우리나라 3대 해수관음영지(관세음보살이 상주하는 곳) 중 하나인 보문사가 있다. 입구를 지키고 있는 수령 200년 이상 된 보문사 관음송이 수구(水口·氣가 드나드는 곳)를 좁혀 사찰 내의 생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있다. 수구가 좁으면 생기가 쌓여서 만물이 건실하게 된다. 일주문을 들어서니 아름드리나무들이 빽빽하게 서 있어 계곡의 냉기를 막을 뿐만 아니라 산림욕도 하게 하니 꽃길을 걷는 듯하다. 주산(뒷산)인 낙가산은 예술가나 선비를 배출하는 물결 모양의 수형산(水形山)으로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진행하다가 마치 용이 머리를 조용히 숙이고 정지해 있는 듯한 형세를 하고 있다. 하지만 수형산의 용세(龍勢·산줄기의 기세)가 활동성이 적고, 옹골차지 않아서 전반적인 사찰의 지기(地氣·땅기운)는 중간 등급으로 보통의 터이다. 이렇게 산이 용으로 보이는 형상을 용류형(龍類形)이라 한다.

사찰 중 기도발이 잘 받기로 유명한 보문사는 해수관음상을 조성한 낙산사, 보리암과 달리 마애석불좌상(석벽에 새긴 관음)이 천연의 거대한 눈썹바위를 지붕 삼아 광활한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신라 선덕여왕 때 창건한 보문사는 극락보전을 중심으로 삼성각, 법왕궁, 와불전, 관세음보살사리탑과 오백나한, 마애석불좌상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보문사는 좌청룡(좌측산)이 우백호(우측산)를 완벽하게 감싸고 있어 앞에서 들이치는 세찬 바닷바람과 살기(殺氣)로부터 극락보전을 보호하고 있다. 보문사와 같이 청룡, 백호가 환포(環抱·사방으로 둘러쌈)를 잘하고 있는 사찰도 드물며, 사찰 주변으로 빽빽하게 들어선 나무들 또한 생기의 누설을 막음으로써 방문객에게 싱싱한 기운을 제공한다. 보문사의 혈처(穴處·정기를 품은 부위)는 눈썹바위의 용맥(龍脈·산줄기)이 내려와 안착한 삼성각이다. 극락보전의 좌측에 있는 삼성각은 내부뿐만 아니라 건물 주변 터에서도 좋은 기운이 샘솟는다. 삼성각에서 참배하고 그 주변을 걷는 것만으로도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다. 삼성각 왼쪽의 너럭바위를 지붕으로 한 법왕궁은 신라 선덕여왕 때 회정대사가 처음 건립하고, 조선 순조 때 다시 고쳐 지은 석굴사원이다. 석가모니불을 비롯한 미륵보살과 나한상을 모셔둔 석굴은 바위에서 뿜어져 나오는 싱싱하고 힘찬 기운에 의해 기도발을 최고로 받을 수 있음은 물론이고, 병든 정신과 육체를 건강하게 탈바꿈할 수 있는 곳이다. 석굴 앞 큰 바위틈에 우뚝 서 있는 수령 700년 정도로 추정되는 향나무가 석굴을 치는 찬바람과 미세먼지 및 흉한 기운을 차단하는 안산(案山·앞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6·25전쟁 중에는 죽은 것 같이 보였던 향나무가 전쟁이 끝나자 다시 살아났다고 한다.

보문사에서 건물 안의 생기가 가장 솟구치는 곳은 법왕궁이다. 사찰에서 방문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인 와불전은 열반하는 부처의 누워 있는 모습을 바위에 새겨 조성한 건물이다. 와불에서 내뿜는 생기가 실내에 가득 차 있다. 생기를 발산하는 석물이 실내에 있는 것과 실외에 있는 것과는 완연히 다르다. 실외에 설치한 석탑이나 관음상 같은 석물은 좋은 기운이 흩어져 있지만, 실내의 석물은 생기가 건물 내에 머물고 있으므로 기도발을 훨씬 더 잘 받을 수 있다. 물론 모든 석물이 다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길석(吉石·생기를 내뿜는 돌)에 한해서만 그러하다. 동해를 바라다보는 양양 낙산사와 남해를 바라보는 남해 보리암은 관음상이지만, 서해를 바라보는 강화 보문사는 낙가산 중턱의 일명 눈썹바위 암벽에 조각한 마애석불좌상이다. 보리암은 해수관음상과 석탑에서 생기가 치솟아 기도발을 받게 하며, 낙산사는 홍련암, 보타전, 원통보전이 들어선 터와 해수관음상과 석탑에서 생기가 강하게 분출되어 기도발을 받게 한다. 강화 보문사는 석탑, 마애석불좌상, 삼성각 터뿐만 아니라 석굴과 와불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하고 생기로운 기운이 기도발을 받게 한다. 좋은 기운과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우리나라 관음 신앙의 3대 성지인 보문사, 낙산사, 보리암의 탐방을 적극 권하는 바이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사주명리·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mail : ju46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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