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부자 氣 받기- 삼성·LG·효성·GS 창업주 이야기 5부] ⑦ 질(質)과 격(格)을 겸비한 허정구

[5부] 내명자경 외단자의(內明者敬 外斷者義) GS그룹과 허씨 형제들

만능 스포츠맨으로 한국 골프 도약 힘쓴 ‘골프계의 대부’

기사입력 : 2023-11-30 08:05:31

한국복싱연맹 회장·올림픽위원회 위원
대한골프협회·아태골프연맹 회장 등 역임
영국왕립골프협회 첫 한국인 멤버 영예도
골프발전 공 기리려 아마 골프대회 명칭
2003년부터 ‘허정구배’로 바꿔 매년 열려

허정구는 이름 앞에 ‘한국의 미스터 골프’ 혹은 ‘한국 골프계의 대부’ 라는 수식어가 존재한다. 태어난지 100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매년 허정구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데 삶의 기록을 살펴보자.

# 허정구와 골프

허정구의 대외 활동은 대부분 체육과 관련된 내용이 많이 알려져 있다.

1962년에 한국복싱연맹회장을 하였고, 1968년부터 1971년까지 초대 한국프로골프협회장을, 1971년에는 한국올림픽위원회(KOC) 위원도 역임하였다.

1968년 설립된 대한골프협회(KPGA) 회장을 1976년부터 1984년까지 지냈다. 삼양인터내셔널을 경영하는 3남 허광수도 대한골프협회 회장을 하여 부자가 회장을 지낸 기록을 남겼다. 한국프로골프협회 창립 임원에는 허정구 외 구인회의 동생 구철회의 이름도 등재되어 있다. 1983년에는 아시아 태평양 골프연맹(APGC) 회장을 지냈다.

허정구는 PGA와 함께 전 세계에 통용되는 골프의 룰을 정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 첫 한국인 멤버가 되면서 골프 명성의 최고점에 이르렀다.

1955년 7월 27일 제2회 이사장배 골프대회 우승자에게 준 은으로 만든 주전자 형태의 상(賞)이다. 이 대회 우승자는 허정구이다./스포티비 골프다이제스트 인혜정 기자/
1955년 7월 27일 제2회 이사장배 골프대회 우승자에게 준 은으로 만든 주전자 형태의 상(賞)이다. 이 대회 우승자는 허정구이다./스포티비 골프다이제스트 인혜정 기자/

# 허정구배 한국 아마추어 골프 선수권대회

한국의 골프 역사를 더듬어 가면 1921년 6월, 9홀로 완성된 효창원 골프 코스가 원조로 알려져 있다. 이 골프장은 조선호텔 투숙객에게 공개 사용하도록 하였다가 훗날 경성골프구락부라는 법인으로 전환하였다.

1929년 군자리 골프 코스가 개장되었고, 1954년 7월, 72홀의 서울 CC로 재탄생하였다.

1960년대에는 한국도 골프 인구가 증가하여 골프가 대중 속으로 전파되었다. 서울 시내에 있던 군자리 코스도 도시 개발에 밀려 어린이대공원으로 개조되면서 1972년 폐장되었다.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은 골프대회는 1928년 11월 청량리코스에서 개최된 제1회 전조선(全朝鮮) 골프대회이다.

그후 서울CC가 골프 신인선수 발굴을 하고 골프 경기의 활성화를 위해 1954년 제1회 한국 아마추어 골프 선수권대회를 개최하여 올해 69회째를 맞이하였다. 이 경기에는 이승만 대통령도 참관하고 우승자에게 직접 시상을 하였기에 대통령배 한국 아마추어 골프 선수권대회라는 명칭도 사용되었다. 1976년부터 대통령배 이름을 빼고 다시 한국 아마추어 골프 선수권대회 이름을 사용한 국내 최고 권위의 아마추어 골프대회로 인정받고 있다.

골프계에서는 허정구의 골프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하고 기리기 위하여 1954년 출범한 한국 아마추어 골프 선수권대회 명칭을 2003년부터 ‘허정구배 아마추어 골프대회’로 이름을 바꾸었다. 서두에서 이야기한 허정구의 이름이 아직도 당당하게 존재하는 이유이다.

제2회 이사장배 골푸(골프)대회에서 허정구 회장이 우승하였다는 1955년 7월 27일자 경향신문 기사.
제2회 이사장배 골푸(골프)대회에서 허정구 회장이 우승하였다는 1955년 7월 27일자 경향신문 기사.

# 허정구와 골프, 그리고 이병철

허정구와 골프 관련된 자료를 찾아보니 스포티비 골프다이제스트 인혜정 기자가 게재한 재미있는 기사를 보았다.

은으로 만들어진 주전자에 글이 새겨져 있는데, 가장 위에 새겨진 글자는 한자로 ‘賞(상을 줄 상)’이다. 주전자 상단에 ‘賞(상)’이라는 글이 새겨진 것으로 보아 우승 트로피를 대신한 것으로 추측이 된다.

두 번째 줄에는 ‘골푸對抗試合’이 인쇄되어 있는데 당시 골프의 발음을 ‘골푸’로 표기하였고, 한자는 대항시합으로, 연결하면 ‘골푸대항시합’이다. 세 번째 줄 ‘1955. 7. 27’은 아마 시합이 개최된 날인 것 같다. 네 번째 줄 하단은 ‘第一製糖’으로 제일제당이다. 제일제당에서 협찬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

당시 제일제당 사장은 이병철이었다. 허정구는 1955년 5월부터 1960년 11월까지 전무로 근무하였다. 허정구가 제일제당에 근무할 때 골프를 추천한 사람이 이병철 사장이다. 허정구는 운동신경이 좋아 골프채를 잡은 지 단 1년 만에 싱글 수준의 골프실력을 유지하였다. 이때부터 허정구의 애칭 ‘미스터골프’ 스토리가 시작된 배경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18홀 군자리골프장은 1954년 7월, 72홀로 재개장하면서 골프장 이름을 서울 CC로 변경하였다. 1955년 7월 27일 제2회 이사장배 골프대회가 서울CC에서 개최되었는데, 이 시합의 우승자가 허정구 제일제당 전무였다.

허정구배 한국 아마추어 골프선수권은 한국 골프계에서 가장 오래된 최고 권위의 대회다. 1954년 시작돼 올해 69회를 개최하였다. 2003년부터 허정구 전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을 기려 ‘허정구배’로 치러지고 있다. 왼쪽부터 허정구의 차남 허동수 현 GS칼텍스 명예회장, 강형모 대한골프협회장, 3남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삼양인터내셔널 누리집/
허정구배 한국 아마추어 골프선수권은 한국 골프계에서 가장 오래된 최고 권위의 대회다. 1954년 시작돼 올해 69회를 개최하였다. 2003년부터 허정구 전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을 기려 ‘허정구배’로 치러지고 있다. 왼쪽부터 허정구의 차남 허동수 현 GS칼텍스 명예회장, 강형모 대한골프협회장, 3남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삼양인터내셔널 누리집/

# 허정구의 자녀관계

허정구는 슬하에 3남 2녀의 자녀를 두었다. 3형제 모두 운동을 좋아한 스포츠 가족이기도 하다.

1938년생인 장남 허남각은 1963년부터 아버지가 설립한 삼양통상 시카고 지사장을 시작으로 경영에 참여하였다. 1999년 허정구 삼양통상 회장이 작고하자 회장에 취임하였다. 아시아 태권도 연맹 회장을 지냈다.

차남 허동수는 1943년생으로 오직 한길 오일맨의 길을 걷고 있으며 현재 GS칼텍스 사장이다. 젊은 시절 태권도 선수로 활동한 경력도 있다. 바둑을 무척 좋아하는데, 실력은 아마추어 6단이다. 2001년부터 한국기원 이사장을 맡아 바둑 보급에 참여하였다. 현재도 개최되고 있는 GS칼텍스배 바둑대회를 만들었다.

허정구 회장의 차남 허동수 전 GS칼텍스 회장은 아마 7단의 바둑애호가이다. 1996년 제1회 GS칼텍스배 바둑대회를 시작으로 금년에 28회 대회가 열렸다. 유창혁,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 등 한국 바둑계의 전설들이 출전한 메이저급 바둑대회이다.
허정구 회장의 차남 허동수 전 GS칼텍스 회장은 아마 7단의 바둑애호가이다. 1996년 제1회 GS칼텍스배 바둑대회를 시작으로 금년에 28회 대회가 열렸다. 유창혁,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 등 한국 바둑계의 전설들이 출전한 메이저급 바둑대회이다.

3남 허광수는 1946년생으로 GS그룹에는 참여하지 않고 아버지 회사 삼양통상에 입사하여 대표이사를 역임하였다. 1997년 삼양인터내셔날을 설립하여 회사를 그룹 수준으로 성장시켰다. 2003년부터 영국 왕립골프협회(R&A) 회원이 되었는데 아버지에 이어 국내 2호이다. 아시아 태평양 골프연맹(APGC) 회장, 대한골프협회 회장도 지냈다. 대학 재학시절에는 아이스하키 선수로 활약할 정도로 운동을 잘하였다. 미국 나이키 설립자와 친구 관계로 5년간 나이키를 찾아가 협상 끝에 1985년 나이키 신발 OEM 한국공장에 지정 기업이 되었다.


☞지수 승산마을 지킴이 소개

대한민국 K-기업가 정신수도 출발지로 알려진 지수면에는 다양한 지식을 가진 해설사와 관계자가 상주하고 있다. 열 분이 넘는 해설사가 순환 근무하면서 방문객을 안내, 설명하는데 모두가 제각각 주특기를 한 가지씩 가지고 있다. 소위 준비된 해설사가 있어 언제든지 지수를 방문하여도 수준 높은 해설을 경청할 수 있다. 지면 관계상 많은 분을 소개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고 미안한 마음을 가진다.

허성태 승산마을 해설사
허성태 승산마을 해설사

허성태 승산마을 해설사는 지수초등학교 폐교 건물이 민간인에게 매각되지 않게 남다른 노력을 한 분이다. 정치인 허경영이 지수국민학교 같은 반 친구였다. 토생토장으로 어른 한 분은 박물관이 하나라고 하듯 승산리 역사는 물론 골목길의 나무 한그루 성장 과정도 알고 계시는 분이다. 주민자치위원장, 지수초등학교 동창회장 등을 역임하셨다. 지금은 지수 승산의 큰 어른으로 마을을 이끌고 계신다.

최정희 문화해설사
최정희 문화해설사

최정희 문화해설사는 구씨, 허씨 문중 족보 박사로 불릴 정도로 승산리 문중의 형제 자매 관계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분이다. 허학구의 경기고 입학자료까지도 찾았고 허만정의 처가 합천 고향까지 방문하여 현장 탐문 학습은 물론 공과대학 출신으로 전서, 해서 등 어려운 한자도 해독하는 열정을 가진 분이다.

유문선 학예사
유문선 학예사

유문선 학예사는 고려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젊은 엘리트이다. 100년 전의 지수면 승산 마을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기록하면서 100년 후의 승산리를 예측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설계를 하고 있는 진주시청 학예사이다.

이래호 LG그룹 구인회 회장과 기록 저자
이래호 (구인회 LG그룹 회장, 기록 저자)

이래호 (구인회 LG그룹 회장, 기록 저자)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