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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양쓰레기 문제, 수거만으로 해결 안 된다

기사입력 : 2024-04-21 19:33:17

경남도가 4월부터 ‘해양쓰레기 제로(ZERO) 섬 조성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창원 소쿠리섬 등 7곳을 해양쓰레기 없는 깨끗한 섬으로 지정하고, 전담인력을 배치해 매주 1회 이상 바닷가를 청소하고 수거된 쓰레기는 육지로 운반해 처리한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미세플라스틱과 함께 해양쓰레기가 우리의 생활환경과 생태계를 위협하는 주요 원인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양쓰레기는 식물, 동물, 해양 생태계 내의 상호작용을 혼란시키거나 파괴시키고 있어서다. 여기다 오염된 해양 환경에서 생산된 해산물을 섭취할 경우, 중금속, 유해물질 등이 인체에 미치는 건강문제가 우려되기도 한다.

도가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곳에서 주 1회 이상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도록 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은 발생량이 아니라 생태계 등에 미치는 영향의 범위와 대상이 확대된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페트병을 적기에 수거하지 않으면 작은 조각으로 파편화돼 수십만 개의 작은 오염원으로 그 세력을 키워나가게 된다. 따라서 해양쓰레기의 특성상 영향이 확산되거나 심화되기 전에 신속하게 수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도내 250개 ‘자율관리어업공동체’에 책임 정화구역을 지정해 관리하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해양쓰레기가 미치는 영향 최소화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이해된다.

이와 함께 폐기 어구를 반환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어구보증금제’ 시행, 바닷속 침전 쓰레기 수거 등도 해양오염을 줄이기 위해 필요하고 시급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해양오염 문제는 해양쓰레기 수거와 청소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거되지 못한 쓰레기는 해양에 그대로 남게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되고 영향의 대상도 확대될 수밖에 없다. 해양쓰레기 발생 자체를 원천적으로 줄이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그동안 해양쓰레기 정책을 이미 발생한 쓰레기 수거나 처리에 방점을 두었다면 이제 양식장의 스티로폼 부자를 친환경 부자로 교체하는 것과 같이 쓰레기 발생 예방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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