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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바란다 -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기사입력 : 2018-09-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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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3일 동안 역사적인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개최된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명운을 가르는 매우 중요한 시기에 개최되는 만큼 국내외적으로 관심과 기대가 높다. 과연 우리의 명운을 가르는 이번 정상회담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첫째,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관련해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도출돼야 한다. 지난 판문점 선언과 6·12 센토사 북미정상회담에서 정상 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확인했다. 그동안 비핵화 문제는 북미정상 간 친서교환,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의 상호방문, 여타 실무채널을 통해 협의해 왔으나 현재 핵프로그램 신고와 종전선언을 교환하는 문제에 있어 교착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이러한 교착국면을 해소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북한이 핵신고와 핵불능화 조치 등 가시적인 조치를 어떻게 취하겠다는 약속을 받아오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4번째 친서를 보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제의한 바 있다. 이는 북한이 나름대로 핵 관련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이며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과 북한은 대화의 판을 깨지 않으려는 정치적 수요가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위해 한반도 상황을 우호적으로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 역시 대북제재를 빨리 풀고자 하면 비핵화와 관련된 가시적인 조치가 요구된다. 문 대통령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 계획을 협의하고 유엔 총회 계기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는 4·27 판문점 선언의 합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새로운 분야에서의 합의를 도출해 내야 한다. 4·27 판문점 선언의 이행 상황은 매우 양호한 편이며 두 정상 간의 신뢰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설치되어 본격적으로 가동된바 남북 간 합의사항의 이행을 수시로 점검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남북경협과 군사적 긴장완화 및 신뢰구축 분야는 여전히 많은 논의와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남북경협을 확대하는 문제는 비핵화 진전 및 대북제재와 연계되어 있는바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된 진전된 합의가 나올 경우 앞으로 남북경협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문제를 협의할 수 있을 것이다.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 문제는 그동안 장성급 군사회담 등을 통해 비무장 지대내 감시초소 시범 철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비무장화, 서해북방한계선 일대 평화수역 조성, 비무장지대 내 공동유해발굴 등 문제에 대한 협의가 진행돼 왔다.

특히 서해북방한계선 일대 평화수역 조성문제는 노무현 정부 때에도 협의가 진행되어 오던 사안이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동 문제들에 대한 양 정상 간 진지한 토론과 함께 남북군사공동위원회 설치를 기대해 본다.

셋째, 지금 한반도는 평화의 변곡점에 서 있다. 분단 73년, 냉전 68년 암울했던 역사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지 없는지 귀추가 주목된다. 분단의 고착화는 변화를 거부하는 타성을 우리 사회에 강요했다. 판문점 선언의 국회비준 논란에서 보듯이 우리는 눈앞의 변화를 잘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는 주변국 또한 마찬가지다. 주변 강대국들은 한반도의 진정한 변화를 그 자체로 인정하지 않으며 자신들의 국익에 미칠 영향만 계산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남북정상 간 만남은 더욱 중요하다. 우리가 우리의 평화와 통일문제를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당장 대북제재를 풀자는 것이 아니고, 당장 우리 안보에 구멍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남북이 합의된 사항을 하나하나씩 제도화시켜 나가고 남북이 통일에 앞서 평화로운 공동체 구조를 발전시켜 나간다면 그 변화는 하나둘씩 우리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노력이 정치적이나 정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스스로 나아가 미래세대를 위한 노력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러한 의식이 바탕이 되어야만 남북정상회담의 결과와 한반도의 변화를 균형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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