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김 여사, 경남지사 선거도 관여” 明특검법 국회 통과

기사입력 : 2025-02-27 20:26:12

檢, 이송 후 명태균 창원서 첫 조사
28일까지 ‘공천 개입 의혹’ 정조준
민주, 명씨 음성 녹취록 추가 공개
거론된 윤한홍 의원 “사실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연루된 공천 개입·불법 여론조사 등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7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를 소환해 조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이 명씨 사건을 창원지검에서 넘겨받은 뒤 나선 첫 조사로,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창원교도소에 수용된 명씨를 창원지검 청사로 불러 조사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27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검으로 이동하고 있다. 호송차 뒷좌석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앉은 이가 명씨다. 연합뉴스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27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검으로 이동하고 있다. 호송차 뒷좌석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앉은 이가 명씨다. 연합뉴스

검찰은 명씨를 상대로 윤대통령 부부가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 오세훈 서울시장의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한정씨가 오 시장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했다는 의혹 전반을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검찰 수사 대상은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이다.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가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를 돕기 위해 3억7520만원을 들여 총 81차례(비공표 23회·공표 58회)에 걸쳐 불법 여론조사를 해주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이 2022년 6·1 보궐선거에서 창원 의창 선거구 공천을 받았다는 게 의혹의 뼈대다. 검찰은 핵심 피의자인 명씨를 상대로 확인할 내용이 많은 만큼 28일에도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날 소환된 명씨는 정치인들의 민낯을 밝혀야 한다며 특검을 재차 요구했다. 명씨 변호인인 여태형 변호사는 27일 창원지검 입구에서 “(명씨에게 도움받은) 여러 정치인이 명씨에게 ‘사기꾼, 잡범’ 등의 표현을 써가면서 도움을 받은 부분에 대해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명씨가 특검을 통해 정치인 민낯이 어떤 것인지 그걸 밝히고자 특검을 주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가 2022년 지방선거 경남도지사 선거에 개입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하며 명씨의 음성이 담긴 녹취를 공개했다.

2022년 3월 8일 지인과 대화하는 녹취에서 명씨는 윤한홍(창원 마산회원구) 의원이 경남도지사 출마를 포기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며 김 여사의 전언을 소개했다.

명씨는 지인에게 재연하는 방식으로, 윤 의원이 김 여사에 “저는 도지사 나갈 생각이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윤 의원이 김 여사에게 “저는 아무 생각, 욕심이 없다. 사모님 옆에만 있는 게 저의 행복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명씨는 이어 김 여사가 “윤한홍이가 제일 말 잘 듣고 욕심이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윤 의원은 그 무렵 김 여사와 통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윤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명씨가 공천 관련 허풍을 떤 헛소리일 뿐”이라며 “상황과 성격에 비춰봤을 때 부합하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명태균과 관련한 불법 선거개입 및 국정농단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명태균과 관련한 불법 선거개입 및 국정농단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국회에서는 ‘명태균과 관련한 불법 선거개입 및 국정농단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명태균 특검법)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명태균 특검법은 이날 본회의에서 재석 274명 중 찬성 182명, 반대 91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앞서 ‘부결’을 당론을 정하고 반대 투표했지만, 야당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국회 문턱을 넘게 됐다.

이지혜 기자 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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