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간병지원 시범사업 제도화 필요
권영숙 (희연요양병원 간호부장)

초고령 사회로 인해 만성질환자와 노인성 질환자 수가 급증하고, 핵가족화와 저출산으로 가족 간병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타인에 의한 간병 수요가 증가하고, 이는 환자와 가족에게 경제적 부담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간병 서비스는 간병 인력이 부족하고 업무 피로도가 높아 서비스의 질이 일정하지 않다는 점과 함께 많은 간병인이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로 일하고 있어 환자들의 의료 및 입원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간병 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간병인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노력이 시급히 필요하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요양병원 간병지원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해 공모를 통해 10개 지역, 20개 요양병원을 선정했으며, 간병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효율적인 지원을 목표로 했다. 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요양병원은 의료기관 인증 1등급과 적정성평가 1·2등급을 받은 병원으로 의료 고도 및 최고도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간병비 지원 기간은 의료 고도 환자는 180일, 의료 최고도 환자는 최대 300일까지 제공되며, 장기요양 1·2등급에 해당하는 환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원 조건에 따라 본인 부담률과 기간 연장이 달라질 수 있다.
필자의 병원 역시 지난해 4월부터 이 사업에 선정돼, 간병인 배치 유형별로 간병인 수와 비율을 조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간병인들은 3교대 근무 체제 및 2인 1조로 업무 피로도가 경감됐다. 이에 따라 간병인의 근무 환경이 개선되며 간병의 질 또한 향상되었고 근무 만족도가 높아져 환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긍정적 효과를 보였다.
또한 전문 자격을 갖춘 요양보호사들이 간병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환자에게 질 높은 간병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 30여년간 신체억제 및 욕창발생 건수 0%를 지켜왔던 본원의 철학과 환자 케어 노하우를 통해 질적 향상에 기여했다. 또한 전원 내국인으로 구성해 자연스러운 교감과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환자의 만족도를 더욱 높였다.
본 시범사업이 곧 1년을 맞이하지만, 현장에서의 간병 인력 부족과 서비스 질 저하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전문성 강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교육과 지원이 필요하며, 간병 서비스에 대한 재정적 지원과 인프라 확대가 필수적이다.
간병은 환자와 보호자에게 경제적, 심리적으로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간병 부담을 줄이고, 요양병원 간병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정책이 지속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향후 간병지원 사업이 더욱 발전하여, 환자와 가족들이 안심하고 간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되기를 기대한다.
권영숙 (희연요양병원 간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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