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 전기- 박진욱(미디어부장)

기사입력 : 2024-06-09 19:27:59

10년 전 밀양시와 경찰은 밀양 송전탑 설치를 반대하던 농성장 5곳의 움막 8개를 강제 철거했다. 9년을 끌어온 밀양 주민과 한전의 송전탑 갈등. 반대 주민들이 농성장을 지키며 저항했지만, 강력한 공권력 앞에 불과 하루 만에 모든 농성장이 철거됐다. 이 과정에서 저항하던 주민들이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진압 과정에서 수녀와 주민 등이 부상당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우리나라는 해안가에 대규모 발전소를 짓고 발전하지만, 멀리 떨어진 수도권 지역에서 많은 전기를 소비하고 분배하는 중앙집중형 전력 시스템을 운영해 왔다. 장거리 송전망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설치한 고전압 송전선이 밀양의 문제를 야기했다. 발전소와 전력망 계획이 따로 놀다보니 여전히 전력망 부족이다. 강원과 서해 지역의 경우 송전용량 부족으로 발전소 가동을 못 하고, 친환경 발전 전기를 버리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중앙집중형 전력시스템에서 지역분산형으로 전환하는 분산에너지법이 오는 14일 시행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경남의 전력 자급률은 123%이다. 부산 174%, 울산 94%, 경북 216%로, 수도권인 서울 10%, 경기 62%와는 상반된다. 분산에너지법에 따르면 송전·배전 비용 등을 고려하여 전기요금을 달리 정할 수 있다. 정부는 2026년부터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창원에 첫 번째 민간 데이터센터 건립 공사가 시작됐다. 현재 경남 내 상업 데이터센터는 김해에 하나 있다. 부산에 5곳이 있지만, 대부분 수도권에 밀집해 있다. 지난해 김해 NHN 데이터센터 무산이 아쉽다. 앞으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몇 배 늘어날 것이다.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다. 앞으로 전력망 분배와 차등 되는 전기요금이 지방의 데이터센터 유치에 좋은 유인책이 되길 희망한다.

박진욱(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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