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 매크로(Macro)- 박진욱(미디어부장)

지난 4월 창원 나훈아의 2024 라스트 콘서트 티케팅에 참전했다. 결과는 표를 구하지 못했다. 3분 만에 전석 매진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체감상으로는 3초 같았다. 화면에 남아있던 좌석도 결제를 진행할 수 없었다. 지인은 지난달 평소 관심도 없었던 네트워크 속도를 체크하며 인터넷 속도 빠른 피씨방을 찾아다녔다. 지난 3월에 실패한 개인택시 양수교육의 재도전 성공을 위해서였다.
▼온라인 신청 성공은 속도에 좌우된다. 인터넷 속도, 입력 속도, 컴퓨터 처리 속도 등 시간과의 싸움이다. 매크로 프로그램은 일반적으로 반복적인 작업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며, 특정 키와 마우스 클릭을 자동화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높은 속도와 정확도로 티켓을 예매할 수 있는 매크로 프로그램이 온라인 예매 시스템에 악용되면서 일반 사용자들의 예약을 방해하고 있다.
▼지난 3월 개정된 공연법은 매크로를 이용해 공연 입장권을 구매한 후 웃돈을 받고 다시 판매하는 부정 판매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현재는 콘서트 등 공연에만 적용 중이지만 9월부터는 스포츠 경기 관람권도 처벌 대상이 된다. 하지만 법이 시행된 후에도 온라인 거래 사이트, SNS 등에는 암표 거래 글이 올라왔다. 한편 타인의 계정으로 예약을 대신해 주는 건 개정된 공연법으로도 막을 수 없다. 개인택시 교육 대리 예약의 경우 수십만원 이상의 성공보수를 요구하고 있다.
▼매크로를 이용한 티켓 예매는 사회적 문제이다. 이는 문화적,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며, 공정한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낳는다. 엄격한 처벌을 부과하는 법안 마련과 매크로 사용 방지를 위한 캡차나 NFT 티켓과 같은 기술적 강화도 필요하다. 정부, 기업, 소비자 모두가 문제의식을 느끼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공정한 예매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박진욱(미디어부장)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