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 상테크- 박진욱(미디어부장)

기사입력 : 2024-08-06 19:35:46

상품권은 서비스나 재화를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담은 증서다. 백화점·주유·마트·영화·외식·문화·기프티콘 등 다양한 종류의 상품권들이 거래되고 있다. ‘상테크(상품권+재테크)’는 신용카드로 상품권을 저렴하게 구매하여 실적을 채우고, 이를 현금 포인트로 전환하여 차익을 남기는 방식이다. 마일리지 같은 카드 혜택이 목적이다.

▼올해 초부터 티몬과 위메프는 다양한 상품권 할인 판매를 강행했다. 5만원권 상품권을 10% 할인된 4만5000원에 10장을 구매해 총 50만원의 상품권를 얻고, 이를 다시 페이코 포인트로 전환해 8%의 수수료를 뺀 46만원으로 전환하여 출금한다. 이렇게 1만원의 이득을 보면서 카드 실적도 쌓은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이와 같은 상테크는 매력적으로 보였지만 심각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다. 티몬은 티몬캐시를 페이코 포인트로 전환할 수 있는 한도를 200만원까지 확대하면서 알뜰한 소비자들의 상테크 열풍을 부추겼다.

▼티몬과 위메프의 무리한 할인 판매와 판매 대금 정산 지연 사태는 여러 업체에게 유동성 위기를 초래했다. 해피머니 상품권을 발행하는 해피머니아이엔씨는 다른 상품권 발행사와 달리 자본 잠식 상태였다. 그동안 낙전 수익으로 버텼다. 해피머니 자금이 묶이면서 위험을 감지한 제휴사는 거래 중단했고,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 적십자는 지난해 헌혈 경품용으로 해피머니 상품권을 64억원치를 구매했다가 피해를 보고 있다.

▼2002년 하프플라자, 2011년 주유상품권, 2021년 머지포인트 사건들은 파격적인 할인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했다. 한쪽이 재태크가 된다는 것은 반대쪽은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과도한 할인 이면에 숨겨진 위험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건강한 이커머스 생태계를 위한 지혜로운 선택이 필요하다. 또한 매번 반복되는 폰지 사기에서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법률적 개선이 절실히 요구된다.

박진욱(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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