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 전기차 포비아- 박진욱(미디어부장)

며칠 전 살고 있는 아파트 게시판에 전기차의 지하 주차장 출입을 금지하거나 충전기를 실외로 옮겨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기자가 거주하는 아파트에는 지상 주차장이 없다. 청라 전기차 화재로 인한 전기차에 대해 공포가 만연하다는 이야기다. 공동주택 지하 주차장 충전율 90% 제한을 도입한 지자체도 있다. 배터리 셀은 생산될 때 최대 용량보다 적게 활성화된다. 이후 제품에 탑재된 배터리도 100% 사용하지 않는다. BMS가 보여주는 수치일 뿐 0%가 실제 0%가 아니고, 100%가 실제 100%가 아니다. 실제 용량의 90% 전후만 사용한다.
▼전용기 의원실이 공개한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국내에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115건이다. 그중 최초 발화점이 배터리인 경우는 65건이다. 목록을 살펴보면 배터리 화재가 많은 차종이 있다. 코나ev, 볼트, SM3ev, E-tron 4개 모델의 화재는 53건이고, 이 차종의 배터리 발화 화재는 36건으로 65건의 절반이 넘는다.
▼스마트폰에도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있다. 2016년 갤럭시 노트7의 배터리가 폭발하는 사고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대대적인 리콜 조치를 했지만, 리콜 받은 제품마저 터졌다. 결국 출시 두 달 만에 단종하고 환불을 실시했다. 사고의 원인은 배터리 분리막의 문제였다. 미국 FAA가 노트7의 기내 반입 금지했지만, 스마트폰 전체에 대해 금지하진 않았다.
▼매년 발생하는 자동차 화재는 4500건이 넘는다. 내연기관차도 화재 위험으로 리콜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청라와 청주의 지하 주차장 화재 사고를 비교해 보면 스프링클러의 정상 작동 여부가 결과를 달리했다. 스프링클러 정기 점검 등 실효성 있는 예방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는 제품에 문제가 있다면 대대적인 리콜을 해야 하고, 모든 전기차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지금은 과장됐거나 잘못된 정보가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
박진욱(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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