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 흑백 요리사- 박진욱(미디어부장)

최근 넷플릭스가 선보인 ‘흑백 요리사’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큰 화제다. 이 프로그램은 무명이지만 실력이 출중한 ‘흑색 요리사’와 이미 실력과 명성을 인정받은 ‘백색 요리사’가 요리 대결을 펼치는 형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들은 갖가지 도전과제를 통해 자신만의 레시피와 요리 철학을 선보이며, 놀라운 창의성과 실력으로 시청자들을 감탄하게 했다.
▼백색 요리사들은 이미 요식업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명장들이다. 출전으로 얻는 것보다 잃을 것이 더 많은데도 요식업의 발전을 위해 출전을 감행했다고 한다. 백색 요리사들은 흑색 요리사들과의 경쟁에서 오히려 배우고 자극받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단순한 경쟁의 장을 넘어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배우는, 더 큰 의미의 성장의 장이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2023년 국내 외식산업 규모가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었다.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의식주 중의 하나인 만큼 큰 규모의 시장이지만, 아주 힘든 시장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업체 폐업률은 21.5%다. 신생률 18.5%보다 높다. 2022년까지는 신생 업체가 더 많았지만, 역전이 되기 시작했다. 외식 산업은 까다롭다. 각기 다른 입맛을 만족시키기도 어렵고, 음식을 타협하면 고객은 바로 안다. 변했다는 생각이 들면 고객은 소리 없이 사라진다.
▼출연했던 요리사들은 자기 일에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외식업계도 생존의 위기를 겪고 있다. 경기가 안 좋은 가운데 각종 수수료와 식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이익률은 감소하고 있다. 어려운 외식업계에 흑백 요리사발 훈풍이 단기간 이슈몰이로 그치지 않고, ‘이븐하게’ 지속되길 바란다.
박진욱(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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