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 AI 기본법- 박진욱(미디어부장)

2016년 3월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은 AI(인공지능)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 2019년 손정희 소프트뱅크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AI, AI, AI”를 외쳤다. 인공지능이 모든 산업을 크게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때에도 AI는 미래의 이야기 같았다. 알파고가 보여주긴 했지만, 일반인이 주변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30일은 ChatGPT가 세상에 나온 지 2년이 되는 날이다. 2020년 6월 GPT-3 이 나올 때만 해도 IT나 과학 커뮤니티에서만 화제였다. API를 이용해야 했고, 영어로만 사용할 수 있었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진 않았다. ChatGPT가 출시되어 사용하기 편리해지면서 사용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ChatGPT와 같은 LLM의 경우 대량의 데이터와 다량의 연산 가속기만으로 성능이 계속 증가한다.
▼‘GitHub’에는 5개의 AI 모델이 2025학년도 수능 국어 영역을 푼 결과가 공개됐다. ChatGPT의 가장 최신 버전인 ‘o1 프리뷰’는 한 문제를 틀린 원점수 97점을 받았다. ‘o1 미니’는 78점, ‘GPT4o’는 75점, ‘GPT4o 미니’는 59점, ‘GPT3.5 터보’는 16점이었다. 영어시험에서도 ‘o1 프리뷰’는 두 문제를 틀린 원점수 96점을 받았다. 모델별 점수를 비교해 보면 지난 2년 동안 얼마나 빠르게 발전했는지 알 수 있다.
▼지난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 회의를 통과하며 AI 기본법의 연내 제정이 예상됐지만, 비상계엄 여파로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AI 기본법은 규제와 진흥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모호한 용어와 규제로 기존 법과 상충하는 부분들이 있다. 미국과 달리 학습데이터 공개 의무도 빠져 있다. 국회 통과가 지연된다면 지금의 법안에 대해서 좀 더 의견 수렴을 가지는 것도 필요하다.
박진욱(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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