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 스타트업- 박진욱(미디어부장)

최근 인공지능(AI) 시장에 강력한 후발주자가 등장했다. 바로 중국 스타트업이 만든 딥시크 R1이다. 저비용·고성능 모델을 앞세운 딥시크는 지금껏 ‘AI = 막대한 투자’라는 인식을 뒤흔들었다. 딥시크는 미국의 고성능 칩 수출 금지 조치 속에 상대적으로 성능이 떨어지는 칩을 가지고 엔지니어링을 최대한 활용해 격차를 줄이고, 오픈AI의 o1과 유사한 성능을 보여 충격을 줬다.
▼기술이 발전하면 사용이 간편해지면서 보편화되고 더 저렴해지면 대중화가 된다. 또한 그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 작업의 효율을 높인다. ChatGPT가 나오면서 생성형 AI를 누구나 사용할 수 있었고, 저렴한 비용이 파급력을 높였다. AI가 사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오해하지만, 사실 AI는 가장 일반적인 답을, 추론을 통해 제시할 뿐이다. AI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들은 사람이 창작하는 것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과거의 이스라엘에 성공은 의사, 변호사였다. 하지만 지금은 창업자를 선호하고 있다. 매년 800~1000사를 넘는 스타트업이 설립되는 이스라엘은 ‘스타트업 대국’으로 불리고 있다. 이스라엘에는 스타트업을 위한 훌륭한 생태계가 구축되어 있다고 한다. 투자자, 변호사, 변리사, 컨설팅, 액셀러레이터 등 스타트업이 스타트업에서 머무르지 않도록 연계가 잘 되어 있다.
▼인터넷 시대가 열릴 때 네이버, 다음, NC, 넥슨은 벤처 기업으로 시작했다. 모바일 시대에는 카카오가 탄생했다. 국내에 많은 스타트업이 있었지만, 성공한 회사는 몇몇 되지 않는다. 미국과 이스라엘에서 많은 스타트업들이 생길 수 있는 데에는 재도전과 엑시트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실패 후 재도전하기가 어렵다. 실패를 활용할 줄 아는 문화와 성과를 인정받아 보상을 받는 사례가 우리 창업 생태계에 자리 잡을 때, 새로운 혁신과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을 것이다.
박진욱(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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