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 S-BRT- 양영석(지방자치부 국장)

기사입력 : 2024-05-30 19:21:06

지난 15일 창원시 중심도로인 원이대로 S-BRT(고급 간선급행버스체계) 1단계 사업구간 운행이 시작됐다. 오늘까지 보름이 지났는데 반응이 엇갈린다. 시내버스 이용객들은 다른 차량의 방해 없이 전용차로만을 주행해 안전하고 쾌적하다며 반기는 반면 일반차량 운전자들은 차로가 절반으로 줄어 예전보다 차가 막힌다고 불평한다. 또 버스 우선 신호체계가 적용돼 교통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다고 한다. 짜증이 나서 원이대로를 우회한다는 운전자도 있다.

▼창원시가 S-BRT사업을 왜 시작했는지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다. 창원은 계획도시여서 서울·부산 등 대도시에 비해 교통 인프라가 좋은 편이다. 그렇다고 대중교통 이용률이 그리 높지도 않다. 시내버스 타는 사람이 줄어 버스업체 적자 규모도 해마다 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20년 국토교통부의 S-BRT 시범사업에 선정됐기 때문에 사업 효과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관성적으로 진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화사첨족(畵蛇添足·뱀을 다 그리고 나서 있지도 아니한 발을 덧붙여 그려 넣는다)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쓸데없는 군짓을 해 도리어 잘못되게 함을 이르는 말이다. 기존 차로 절반을 싹둑 잘라서 시내버스 이용 편의성을 높이고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체계를 만들겠다는 발상부터 생뚱맞다. 45개 노선 시내버스 339대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 하루 수만 대의 일반 차량들이 불편을 감수하는 꼴이다.

▼원이대로에 이어 마산합포구 육호광장에서 도계광장까지 8.7㎞ 구간 2단계 S-BRT 사업이 예정돼 있다. 이 구간은 원이대로보다 차로가 적고 도로 양편에 상점이 많아 차량이 수시로 정차하는 등 교통 여건이 안 좋아 공사 과정부터 교통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가 예상된다. 무턱대고 강행하기보다는 충분한 검토와 계획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양영석(지방자치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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