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ON- 최종수와 함께 떠나는 탐조여행] (45) 종달도요
“가시연 휴게소에 들렀어요”
우리나라 봄·가을에 보이는
몸길이 15㎝ 남짓 작은 새
시베리아서 번식 마치고
월동지로 이동하던 중
주남 들러 체력 보충
가시연 잎 위 걸으며
곤충 유충 등 잡아먹어
철새도래지 주남저수지에 우리나라 수생식물 중 가장 큰 잎을 가진 가시연이 필 무렵, 시베리아에서 번식을 마친 후 월동지로 향하는 나그네새들이 찾아온다. 그 중 오늘 탐조 여행의 주인공은 몸길이 15㎝ 남짓한 작은 새, 종달도요다.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 이곳까지 온 녀석들의 여정은 경이로울 따름이다.

종달도요
몇 해 전, 주남저수지의 수심이 얕아지면서 가시연의 생장이 활발해졌고, 저수지의 수면은 가시연잎으로 뒤덮였다. 그때 시베리아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던 종달도요 무리가 가시연 잎 위에 내려앉아 휴식을 취했다. 긴 여행으로 지친 새들은 이곳에서 체력을 보충하며, 저수지 수면을 덮고 있는 가시연 잎 위를 걸으며 먹이를 찾았다.
종달도요는 눈썹 선이 뚜렷하고 가슴 옆 부분에 줄무늬가 있으며, 다리는 녹갈색에서 노란색까지 다양하다. 여름철에는 머리 위가 적갈색이고, 몸 윗면의 깃털은 중앙부가 검은색이며 가장자리는 적갈색을 띤다. 겨울철에는 가슴과 몸 윗면이 회갈색으로 변한다.

시베리아에서 번식을 마치고 남쪽으로 이동하던 종달도요들이 주남저수지에 들렀다. 이들은 가시연 잎 위에 내려앉아 체력을 보충하고 먹이를 찾아 먹는다.
종달도요는 봄철 4월 하순부터 5월 중순까지, 가을철에는 8월 초순에서 9월 초순까지 우리나라에서 관찰된다. 주로 습지나 논에서 곤충의 유충, 조개류, 갑각류 등을 먹이로 삼는다. 시베리아 중부부터 캄차카반도에서 번식하고, 동남아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월동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나그네새지만, 주남저수지에서는 드물게 관찰된다. 번식지에서는 날개를 가볍게 퍼덕이며 낮게 나는 모습이 종다리와 비슷하다. 번식기에는 약 4개의 알을 낳으며, 이때 슬픈 울음소리를 내거나 땅 위에서 몸을 움츠리는 의상 행동을 보인다.

종달도요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주남저수지 일대에 폭염과 폭우가 빈번해지면서 종달도요와 같은 나그네새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그들에게 안전한 먹이터와 휴식 공간은 필수적이다. 주남저수지 인근 논을 습지로 복원하여 새들이 자유롭게 이동하고, 번식지와 월동지를 안전하게 오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최종수(생태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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