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 본전 생각- 양영석(문화체육부장)

기사입력 : 2025-02-10 19:25:40

인생은 도박판과 같다는 말이 있다. 살다 보면 때로는 횡재를 하기도 하고, 큰 손해를 보기도 한다. 특히 노름이나 주식 투자와 같이 불확실성이 큰 영역에서는 손실을 경험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손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본전을 찾겠다는 욕심에 더 큰 위험을 감수하곤 한다. 마치 깊은 수렁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처럼 끝없는 굴레에 갇혀버리는 것과 같다.

▼본전을 찾으려는 욕심은 우리를 불행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손실을 본 사람들이 가장 흔히 빠지는 함정이 바로 본전 심리다. 본전을 되찾으려는 집착은 더욱 무리한 선택으로 이어지고, 결국 더 큰 손실과 파국으로 귀결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를 스트레스와 자책감으로 몰아넣게 되고, 본전을 되찾으려는 강박 속에 하루하루를 초조하고 불안하게 보낸다.

▼세상에는 변수가 많다. 아무리 계획을 철저히 세우고 노력하더라도 모든 결과를 통제할 수는 없다. 실패나 손해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으며, 그것은 우리의 능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단순히 운이나 상황의 영향일 수 있다. 이를 인정할 때 우리는 불필요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더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다. 아울러 손해를 피하기 위해 지나치게 조심스럽거나 불안한 삶을 살 필요도 없다. 삶은 본질적으로 불확실하고, 때로는 손실조차도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의 일부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손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태도로 극복해 나가느냐다. 손실을 보았다고 해서 너무 속상해할 필요는 없다. 이를 공덕을 쌓는 일로 여기는 너그러운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내가 잃은 만큼 다른 누군가는 이득을 얻었으니 어쩌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선행을 베푼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손실을 받아들인다면, 잃음의 무게는 가벼워지고 평온과 여유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양영석(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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