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사진’ 속 학생… 조영건 전 경남대 교수 별세

향년 83세… 서울대병원 빈소

기사입력 : 2024-07-10 20:29:49

4·19 혁명 당일 경찰 총격으로 부상한 중학생을 안아서 병원으로 옮긴 조영건(曺永建) 경남대 명예교수가 9일 오전 9시께 경기도 광주시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10일 전했다. 향년 만 83세.

조영건 전 경남대 교수
조영건 전 경남대 교수

창녕 조씨로 경남 창녕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남고 졸업 후 서울대 법대 3학년이던 1960년 4·19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 총에 맞아 도로에 쓰러진 중학생을 끌어안고 뛰었다. 이 장면은 한 미국 기자의 카메라에 잡혀 전 세계로 타전됐고, 이후 ‘대한뉴스’에 삽입돼 전국 영화관에서 상영됐다. 이문열의 소설 ‘변경’ 3권에도 이 장면 묘사가 삽입됐다.

고인은 건국대에서 역사학 석사,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건국대 강사와 청주대 조교수를 거쳐 1979∼2006년 경남대 경제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1982년 경남대에 노동복지연구소를 설립했는데,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생긴 노동문제연구소였다. 한국경제사학회 부회장, 한국사회경제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1960년 4·19시위에 참여했던 조영건(왼쪽 세 번째) 전 경남대 교수./구속노동자후원회/
1960년 4·19시위에 참여했던 조영건(왼쪽 세 번째) 전 경남대 교수./구속노동자후원회/

경남대 교수로 있으면서 1979년 부마항쟁에도 참여했다. 1988년 서울대 김진균·부산대 하일민 교수 등과 함께 4월혁명연구소(현 사월혁명회)를 만들어 1997년 소장을 지냈다. 1999년 부마항쟁 20주년기념사업회 상임대표를 맡았다. 부마항쟁 기념사업을 하면서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 송기인 신부와도 교류했다. 6월항쟁기념사업회 공동대표, 구속노동자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다. 1997년 진보정당 창당 10인 준비위원에 가담, 통합진보당 등에서도 활동했다.

‘미군정기 임(賃)노동사’, ‘한국 노동조합 운동사’, ‘북한경제론’, ‘러시아 한국학 교육’, ‘죽산의 생애와 사상’, ‘사명당론’ 등 저서가 있다.

유족은 부인 차창순씨와 1남1녀로 조인식·조금주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 발인 12일 오전 6시30분, 장지 마석 모란공원. ☎ 02-2072-201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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