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사진’ 속 학생… 조영건 전 경남대 교수 별세
향년 83세… 서울대병원 빈소
4·19 혁명 당일 경찰 총격으로 부상한 중학생을 안아서 병원으로 옮긴 조영건(曺永建) 경남대 명예교수가 9일 오전 9시께 경기도 광주시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10일 전했다. 향년 만 83세.

조영건 전 경남대 교수
창녕 조씨로 경남 창녕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남고 졸업 후 서울대 법대 3학년이던 1960년 4·19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 총에 맞아 도로에 쓰러진 중학생을 끌어안고 뛰었다. 이 장면은 한 미국 기자의 카메라에 잡혀 전 세계로 타전됐고, 이후 ‘대한뉴스’에 삽입돼 전국 영화관에서 상영됐다. 이문열의 소설 ‘변경’ 3권에도 이 장면 묘사가 삽입됐다.
고인은 건국대에서 역사학 석사,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건국대 강사와 청주대 조교수를 거쳐 1979∼2006년 경남대 경제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1982년 경남대에 노동복지연구소를 설립했는데,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생긴 노동문제연구소였다. 한국경제사학회 부회장, 한국사회경제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1960년 4·19시위에 참여했던 조영건(왼쪽 세 번째) 전 경남대 교수./구속노동자후원회/
경남대 교수로 있으면서 1979년 부마항쟁에도 참여했다. 1988년 서울대 김진균·부산대 하일민 교수 등과 함께 4월혁명연구소(현 사월혁명회)를 만들어 1997년 소장을 지냈다. 1999년 부마항쟁 20주년기념사업회 상임대표를 맡았다. 부마항쟁 기념사업을 하면서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 송기인 신부와도 교류했다. 6월항쟁기념사업회 공동대표, 구속노동자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다. 1997년 진보정당 창당 10인 준비위원에 가담, 통합진보당 등에서도 활동했다.
‘미군정기 임(賃)노동사’, ‘한국 노동조합 운동사’, ‘북한경제론’, ‘러시아 한국학 교육’, ‘죽산의 생애와 사상’, ‘사명당론’ 등 저서가 있다.
유족은 부인 차창순씨와 1남1녀로 조인식·조금주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 발인 12일 오전 6시30분, 장지 마석 모란공원. ☎ 02-2072-201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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