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임대차 계약 10건 중 6건 ‘월세’
지난달 1만1408건 중 7560건 달해
전세사기 피해 우려·고금리 등 원인
지난달 전국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계약 비중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경남에서도 월세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사기 피해 우려와 함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전세보다 월세 선호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오후 창원시 성산구 신월동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입구에 전월세 시세표가 가득 붙어 있다./전강용 기자/
6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확정일자를 받은 전국 주거시설 28만4454건 중 월세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건수는 17만9656건으로 전체의 63.2%를 차지했다. 이는 2010년 7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월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통계에는 아파트, 단독·다가구·연립·다세대 주택, 오피스텔 등이 포함된다.
경남 지역에서도 월세 계약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달 확정일자를 받은 경남 주거시설 1만1408건 중 월세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건수는 7560건으로 전체의 66.2%를 차지했다. 도내 월세 비중은 지난해 2월 60.4%로 60%를 넘어선 이후, 계속 60% 선을 웃돌고 있다. 과거에는 전세와 월세 비중이 엎치락뒤치락하던 시기가 있었으나, 2021년 12월(50.1%) 이후로는 줄곧 월세 계약건이 전세보다 많다.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임차인이 증가하면서 월세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남 종합주택 전월세전환율은 6.6%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0월(6.3%)부터 3개월 연속 상승한 수치로,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국적으로 지난해 10월 56.8%였던 월세 비중은 11월 58.3%, 12월 60.6%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1월에는 59.3%로 소폭 하락했으나, 다시 한 달 만에 3.9%p 증가해 63.2%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임대차 계약을 맺는 세입자 10명 중 6명 이상이 매달 집주인에게 월세를 낸다는 의미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지난달 확정일자를 받은 주거시설 중 월세 비중은 대전 72.4%, 부산 71.4%, 대구 67.3%였다. 서울 역시 전국 평균(63.2%)보다 높은 67.1%를 기록했다. 경기도는 56.2%, 인천은 52.4%로 절반 이상이 월세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대차 시장이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는 배경에는 전세 보증사고가 급증한 영향이 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액은 4조4896억원으로 전년(4조3347억원) 대비 3.6%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증사고 규모는 2021년 5790억원, 2022년 1조1726억원에서 2023년부터는 4조원대로 급격히 증가했다.
한유진 기자 jinn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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