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 자만심- 이준희(정치부장)

속담에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아무리 능숙한 사람도 간혹 실수할 때가 있다는 뜻으로 자만하지 말고 겸손하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수영을 잘하는 사람이 물에 빠져 죽고, 나무를 잘 타는 사람이 떨어져 크게 다치는…, 이 모든 것이 한순간 방심이 빚어낸 결과지만 결론적으로 자만심과 직결된다고 말할 수 있다.
▼한비자(韓非子)의 난세(難勢) 편에 대체로 헤엄 잘 치는 사람이 물에 빠지고, 말 잘 타는 사람이 말에서 떨어지는 것은 좋아하는 것을 즐기다가 그렇게 되는 것으로서 도리어 화를 자초한 것이다. 그러므로 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반드시 해를 입고 이익을 다투는 사람은 반드시 궁핍해진다고 했다. 스스로 잘한다고 믿고 방심하면 오히려 큰 화를 불러 올 수 있으니 자만하지도 말고 교만하지도 말라는 의미이다.
▼자만심은 어디서부터 비롯된 걸까? 오직 ‘나’만이 최고라는 이기심, 내가 최고이고 나만이 할 수 있다는 교만과 오만함에서 시작된 건 아닐까? 세계적인 대문호 톨스토이는 “겸손한 자는 모든 사람에게서 호감을 받는다. 사람은 누구나 모든 사람에게서 호감을 받고 싶어 한다. 그런데 왜 겸손하게 되려고 노력은 하지 않는 걸까?”라며 교만한 자를 꾸짖고 있다.
▼무슨 일이든 처음 일을 배우는 사람은 매 순간 조심한다. 그것이 정치 신인이든, 사회 초년생이든 누구든 마찬가지다. 자신의 한계와 능력을 잘 알기에 순간순간 조심하고 또 조심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자신이 붙으면 경계를 풀고 방심하게 된다. 이때가 가장 위험하다. 사람들이 자신이 익숙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자만하기 때문이다. 운전도 배운 지 1년이 지나 사고가 가장 많이 난다고 하지 않는가? 그래서 ‘초심’이 중요하다. 자만하지 않는 겸손한 마음으로 항상 남을 우선 생각하고 배려할 때 우리 사회는 더 밝고 행복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준희(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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