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 인복(人福)- 이준희(정치부장)

기사입력 : 2024-10-27 19:08:35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누구일까, 돈을 많이 가진 사람, 권력을 가진 사람, 학력이 좋은 사람, 아니면 정말 힘이 센 천하장사…, 내가 생각하는 강한 사람은 ‘인복(人福)’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인복’은 말 그대로 다른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는 복으로 자신의 주위에 도움을 주려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맹자의 공손추 하편에 ‘득도다조(得道多助)’라는 말이 있다. 도(道)를 얻은 사람이라야 도와주는 사람이 많아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서 ‘도(道)’란 사람의 마음을 일컫는다. ‘득도’란 산에 가서 도를 깨닫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뜻이다. 평소 따뜻한 마음과 배려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은 사람이라면 아무리 어렵고 힘든 상황이 닥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가 잘되고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이 주변에 많기 때문이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서 성공을 거둔 수백 명의 CEO를 대상으로 ‘당신이 성공한 비결이 무엇인가’에 대해 조사했더니 ‘뛰어난 업무 능력’을 성공 비결로 꼽은 CEO는 15%에 불과했다. 85%는 훌륭한 인간관계, 즉 ‘인복’을 1위로 꼽았다. 인복이 많은 사람의 특징은 상대방에 대한 사소한 것들을 기억하고, 절대 남의 소문을 입에 올리지 않았으며, 함께 있는 시간을 귀히 여겼다. 또 상대방을 존중하고 진정성 있는 칭찬과 꼭 만나야 할 사람은 직접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인복을 다 갖추고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언제든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인복이라고 생각한다. 돌아보면 주위 사람으로부터 마음을 잃은 일들이 참으로 많다. 내가 먼저고, 내가 제일이고, 남에게 피해를 줄지언정 내가 피해를 보면 안 된다는 개인주의, 이제는 내려놓아야 한다. 긴 인생을 돌이켜볼 때 ‘인생 참 잘 살았다’고 자조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준희(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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