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0년간 매년 42조 군함 발주… K-조선 수주 기회”

코트라, 美 조선업 시장·정책 보고서

총 364척 신규 함정 건조 계획

전함 MRO 사업에 연 8~10조 지출

기사입력 : 2025-03-05 07:57:10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과 미국 간의 조선 협력 방안이 거론되는 가운데 미 해군이 향후 30년 동안 매년 42조원 규모의 군함을 발주할 계획이어서 한국 조선업계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국 해양 조선업 시장 및 정책 동향을 통해 본 우리 기업 진출 기회’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이달 초 미국 의회가 한국 등 동맹국이 자국 조선소에서 미 해군 함정을 건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해군 준비 태세 보장법’을 발의한 것에 주목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한국 조선업계의 미 함정과 해안 경비대 선박 수주 가능성이 높다.

미 의회예산국(CBO) 1월 보고서에 따르면 미 해군이 신규 함정 조달을 위해 2054년까지 투입할 예산은 연평균 약 300억달러(한화 약 42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미국은 해군 전력 강화를 위해 현재 보유 중인 296척의 함정을 2054년까지 381척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선 앞으로 30년간 총 364척의 신규 함정을 더 건조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매년 12척의 새 함정을 지어야 하는 것이 과제다.

보고서는 미 해군의 군함 유지보수(MRO)와 신규 건조 시장도 한국 조선 업계의 진출 목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 회계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미국 해군이 전개 중인 전함은 149척에 달한다. 이는 잠수함과 항공모함은 제외한 숫자다.

미 해군은 이들 전함 MRO 사업에 연간 60억~74억달러(약 8조8000억~10조8000억원)를 지출하고 있다.

미국 내 조선소 부족, 설비 노후화, 생산성 저하 등 문제로 미 전함 MRO 지연은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규모가 커지는 미 전함 MRO 사업권을 놓고 역내에서 일본과 한국이 경쟁하고 있다.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이 먼저 미군과 함정정비협약(MSRA)을 맺었고, HD현대중공업와 한화오션 등 한국 기업들도 지난해 7월 미 해군과 MSRA 협약을 체결해 MRO 시장에서 급부상 중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11월 미 해군 7함대에 배속된 3만t급 급유함에 대한 MRO 계약 수주에 성공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미 7함대 소속 군수지원함 1척에 대한 MRO 입찰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각각 참여 의사를 밝혀 국내 기업 간 경쟁이 예상된다. 한화오션은 올해 최대 6척, HD현대는 올해 2~3척의 MRO 수주를 목표로 설정한 상태다.

한편 미국 국적 상선 중 선령 15년 이상 노후 선박 비중도 55%를 웃돌아 선박 교체 수요에 대응하는 사업도 유망할 것으로 전망됐다.

조규홍 기자·일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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