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 북한군 포로 국내 송환- 이종구(김해본부장)

우크라이나군에 붙잡힌 북한군이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의 국내 송환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리모(26)씨는 지난 19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래에 대해 80%는 결심했다”며 “난민 신청을 해 대한민국에 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리씨는 ‘무슨 이야기를 듣고 러시아에 왔느냐’는 물음에 “유학생으로 훈련한다고, 전투에 참가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리씨가 한국 귀순 의사를 밝히자 국내외에서 그의 송환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군 포로가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으로 간주되며, 귀순 의사가 확인되면 모두 수용한다는 원칙에 따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도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잡혀있는 북한군 포로들 가운데 대한민국 귀순을 원하는 청년이 있다면 안전히 귀순하게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리즈 토르셀 대변인이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국제인도주의법은 전쟁 포로들이 늘 인도적으로 대우받고 모든 상황에서 그들의 명예가 존중될 것을 요구한다”며 북한군 포로를 본인 의사에 반해 북한으로 돌려보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도 VOA에 “주된 우려는 이들 전쟁 포로의 안전”이라며 북한군 포로의 한국 귀순 의사에 긍정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우크라이나도 북한군 포로에 대해 한국 송환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안드리 체르냐크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 대변인은 2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 정부에 이어 우크라이나 정부도 한국 송환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힘에 따라 리씨의 한국행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러시아와 북한의 압박을 뚫고 한국으로 들어오는 리씨를 보고 싶다.
이종구(김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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