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건희 미술관' 후보지로 서울 용산과 송현동 등 2곳을 발표하자 부산시는 강력 반발하며 바로잡을 것을 촉구했다.

시는 최근 10년간 세워진 국립 박물관과 미술관 21개소 중 38%인 8곳이 수도권에 있고 국립미술관 4곳 중 3곳도 수도권에 있다고 지적하고 지난 5월부터 부산 북항에 미술관 유치를 추진해오면서 "지역에 대한 무시이자 최소한의 공정한 절차도 거치지 않은 일방적 결정"이라며 비판했다.

시는 “대한민국은 '수도권 일극 주의'로 치달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올해 완공될 국립세계문자박물관과 2024년 지어질 국립한국문학관 또한 인천과 서울에 건립 예정인 만큼 수도권 문화집중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이건희 미술관 서울 유치 결정, 문재인 정부의 수도권 일극주의 증명인가? 어떻게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까. 대한민국은 서울밖에 없습니까? 문화부 결정은 한마디로 한국의 관료행정이 얼마나 서울 중심주의, 주도권 일극주의에 물들어 있는지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안"이라고 비판글을 올렸다.

또 박 시장은 "전국 30여개 지자체가 유치를 간절히 원했다는 그 흔한 공청회나 토론회 한번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됐다. 최소한 공모라도 해달라는 지역의 요구도 일거에 묵살했다. 한 마디로 지역의 국민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지역 무시와 오만 행정의 극치이다. 지역민의 심판이 두렵다면 그릇된 결정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지금이라도 바로 잡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김한근 기자 khg@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