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년농부다] (6) 창녕서 쌀·마늘 농사 짓는 김동현씨
“땀으로 일군 땅에서 창녕 대표 청년 브랜드 만들 것”
호기심 많던 시골 소년
한국농수산대학교 졸업 후
창녕서 쌀·마늘 농사 시작
연매출 2억원 농장주로
4-H 드론 방제단으로 활약
농가 공동 방제·쌀 기부도
“모두 잘사는 농촌 꿈꿔
청년농부 지원 늘었으면”
창녕군에서 쌀과 마늘 농사를 짓는 농부 김동현(30) 씨는 농한기에도 농번기만큼 바쁘다. 매일 지역 농가를 방문해 드론 공동방제작업도 해야 하고, 4-H연합회 청년농업인들과 다양한 사회 공헌활동과 사업도 펼친다. 농업계 고등학교와 한국농수산대학교 졸업 후 바로 농부의 길을 택한 그가 꿈꾸는 내일이 ‘미래에 모두 함께 잘사는 농촌’이기 때문이다. 해마다 땀으로 땅을 일구며 한국인의 주식인 쌀을 재배하듯, 더 나은 농촌의 내일을 위해 오늘도 묵묵히 지역에서 열정을 심고 있는 그를 창녕군 대초마을에서 만났다.

김동현씨가 농업 방제 드론을 실은 차량 앞에서 자신감 넘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호기심 청년, 농사에 빠지다
그는 호기심이 많은 소년이었다. 멋진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도 되고 싶었고 노래에 빠져 가수를 꿈 꾸던 시절도 있었다. 직업으로 농부를 택한 것도 그 호기심 덕분이었다. 시골마을에서 자란 그는 오랜 시간 지켜봐 온 농사일을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고, 경쟁사회에서 자신이 남들보다 잘할 수 있고, 얽매이거나 지겹지 않은 일 또한 농사라고 생각했다.
“대학에 입학할 때만 해도 농업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는데, 공부를 하다 보니 취직보다는 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져서 결국 농사를 짓기로 결심했어요. 제가 아직 어리니까 농사에 대해 열심히 공부해서 농사에 접목하면 남들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이 있었죠.”
20대 청년의 농부가 되겠다는 결심에 친구들과 가족들의 걱정이 이어졌지만, 그는 꿋꿋하게 나아갔고 지금은 지역에서 인정받는 농부가 됐다.
“친구들이 농사는 너무 힘들지 않겠냐고 우려했고, 부모님도 덜 힘든 일을 하길 바란다고 걱정하셨죠. 저도 걱정을 좀 했지만 막상 농사를 지어보니 기계가 너무 좋아져서 몸이 힘든 일은 많이 없어요. 점점 열심히 배우면서 저만의 노하우나 기술이 생겼고, 처음에 농사를 지으러 왔을 때 저를 어리게 보셨던 동네 어르신들이 이제 저를 찾고 의지하실 때 보람이 있는 것 같아요.”
호기롭게 시작한 농사지만 그 과정이 마음처럼 쉽지 만은 않았다. 마늘 농사를 갓 시작했을 때 마늘값이 평균 한 망 6만원에서 2만6000원으로 절반 넘게 폭락하면서 수천만원의 손해를 보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다시 3년 전으로 돌아가도 농부를 택할 것 같다고 말했다.
“농사는 가격 폭등을 예상할 수 없고, 시기에 맞춰서 꼭 해야 할 일들이 있다는 것이 매일 숙제를 해내는 기분이에요. 손해를 많이 봤을 때는 정말 많이 힘들었고 괴로웠죠. 그래도 자신만의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좋아서 만족해요. 농한기가 일정하게 있으니까 여행도 가고 공부도 하고, 자격증도 따고 친구들도 만나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으니깐요.”

청년농부 김동현(30)씨가 농업 방제 드론을 이용해 항공 방제를 하고 있는 모습. 1000평 기준으로 약 6분이 소요된다.

농업 방제드론을 조종중인 청년농부 김동현(30)씨.
◇드론 방제사라는 이름으로
그의 주 직업은 농부지만, 요즘 같은 농한기에는 지역농가의 드론방제 전문가로도 활약을 펼치고 있다. 경북에서 드론 방제사업을 활발하게 펼치는 것을 보고 농업기술센터에 제안해 드론 방제지원 사업을 추진하게 되면서 드론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는 4-H 드론 방제사업단을 구성해 필요한 창녕읍 대지면 농가들을 대상으로 공동방제사업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이제 제법 실력이 늘어서 20㎏이 넘는 대형급 드론도 곧잘 운행한다.
“처음에는 환경이 계속 바뀌다 보니까 주변에 물건들 풀이라든지 전기선이라든지 걸려서 많이 떨어트리기도 했어요. 또 농한기에 방제사업을 많이 하니까 더운 것도 힘들었고요. 그래도 이제 제법 익숙해진 것 같아요. 일손이 부족한 농가에서 방제작업을 손 쉽게 하실 수 있게 되니 어르신들이 좋아해주시고 보람도 느낍니다.”
◇창녕 쌀·마늘, 오래 지키고파
23살 대학 졸업 후 바로 쌀과 마늘 농사를 시작한 그는 연 매출 2억원 상당의 매출을 낸다. 1만5000평 농지에서 매년 벼 28t(3500만원), 마늘 72t가량(2억원)을 수확한다. 사실상 벼농사는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작목은 아니지만 농사 규모를 넓히거나 작물을 바꿀 생각은 없다고 했다.
“마늘을 하기 위해서는 균과 충을 줄이는 게 필수인데 이 부분을 담수를 통해 줄일 수 있거든요. 벼를 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담수 과정을 거치게 되니까 마늘과 쌀 농사를 함께 지을 때 매 조합이 좋아서 계속 두 작물을 할 계획입니다. 더 큰 돈을 벌기 보다는 창녕의 쌀과 마늘이 오래오래 생산돼서 더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고요.”
지역 농산물에 대한 애정으로 지난 2021년 맥도날드의 창녕갈릭버거 출시에 참여해 TV 모델로 얼굴을 알리기도 한 그의 꿈은 창녕의 청년농부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제 가장 큰 목표는 제 주변 사람들이 잘 먹고 잘살게 도와주는 사람이 되자는 거예요. 앞으로 창녕을 대표하는 청년농부들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창녕을 대표하는 브랜드는 있지만 아직 창녕 청년을 대표하는 브랜드는 없거든요. 우리 지역 청년들의 농산물이 유명해지면 좋겠어요. 그런데 청년들은 자본이나 실력 부분이 좀 부족하니 정부 지원이 중요하죠. 청년농부 법인 대상 사업과 공모 등 지원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네요.”
창녕군 청년농부 지원 혜택
기술 조기 학습 통한 역량 강화
청년 5인 이상 단체 활동비 지원
창녕군은 유능한 청년 인재의 농업 분야 진출을 촉진하고 미래농업 분야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청년농부 지원사업을 시행 중이다.
대표적인 지원사업으로는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사업, 청년농업인 취농직불제사업 등이 있다. 청년농업인 대상 농업기술 조기학습을 통해 청년농부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농촌 유입을 유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영농정착지원사업은 최장 3년간 최대 월 90~110만원의 지원금을,취농직불제사업은 최대 1년간 월 100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더불어 지역 내 청년농업인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청년 농업인 5명 이상 구성 단체의 임차료 및 활동비를 지원하는 사업도 시행 중이다. 또 청년 창업농 맞춤형 지원사업, 청년후계농 농지 임대료 지원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청년농업인의 역량 강화를 위해 독립경영 2년 이상의 청년농업인 대상 △청년4-H회 과제교육 및 과제활동 지원사업과 △청년농업인 품목네트워크 활성화 지원사업도 추진 중이다.
또한 귀농귀촌 장려를 위한 귀농인 창업육성 지원사업을 통해 영농기반 마련과 생활안정을 유도하고 있으며, 청년 귀농귀촌인을 대상으로 귀농인 농업창업 및 주택구입 지원 사업, 귀농인 안정정착 지원사업, 귀농인 현장실습 및 멘토링 지원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농촌에서 살아보기 프로그램과 귀농 준비기간 임시 거주할 수 있는 집을 제공(6개월)하는 귀농인의 집 사업 등도 있다.
글= 조고운 기자·사진= 이솔희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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