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1065) 국태민안(國泰民安)

-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이 편안하다.

기사입력 : 2025-02-11 08:05:41
동방한학연구원장

국태민안(國泰民安),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이 편안하다. 지난 2월 3일이 입춘(立春)이었다. 입춘이면 옛날부터 춘첩자(春帖子)라 하여 대문에 한 해 동안 복과 경사를 받기를 기원하는 문구를 써 붙였다. 대표적인 문구가 ‘입춘대길(立春大吉 : 입춘을 맞이하여 크게 길하라.)인데, ‘국태민안(國泰民安 : 나라는 태평하고 백성들은 편안하기를.)’이라는 문구도 상당히 많이 쓰인다.

필자가 지난번 공수처장과 국정원 차장 등의 처신이 배신이라는 내용의 글을 썼더니, “속이 시원하다.”, “저하고 생각이 꼭 같습니다.”라는 문자를 보내 동조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런 글을 왜 씁니까?”, “왜 윤석열은 욕 안 합니까?”라며 항의하는 문자를 보내 온 사람도 있었다.

필자의 의도는 어느 한쪽을 편드는 것은 전혀 아니고, 오로지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들이 편안하게 사는 것을 바라는 것뿐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의 가장 큰 목적은 바로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들이 편안하게 사는 것이다. 공자(孔子)께서는 위대한 지도자가 할 일을 “자신을 수양해서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다.[修己, 以安百姓.]”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는 대단히 혼란하다. 지금 겪는 혼란은 자연재해나 외침이 닥쳐와 그런 것이 아니다. 오로지 우리 정치인들이 만들어 낸 것이다. 30년 전 삼성그룹 이건희(李健熙) 회장이 “대한민국은 기업은 2류고, 정치는 4류다.”라고 했다가 김영삼(金泳三) 대통령에게 심하게 미움을 산 적이 있었다. 지금은 4류가 아니라 완전히 낙제점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대통령, 야당대표, 여당대표, 여야 국회의원, 장관, 사법부, 헌법재판소 등등 누구 하나 국가의 앞날을 걱정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고, 오로지 자기 당파, 자신의 이익과 명예에 급급한 것 같다. 다수의 힘을 가진 야당이 29번의 탄핵과 20여 번의 특검법 발의를 하자, 대통령은 어설픈 계엄으로 맞서다가 나라가 좌초한 배처럼 되어 버렸다.

지금 경제가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그때는 대통령의 리더십이 있었고, 국민이 같은 방향으로 단결이 되어 호응을 했는데, 지금은 비전을 제시하는 지도자도 없고, 국민은 갈기갈기 찢어져 있다.

미국은 새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다시 취임하여 관세폭탄을 던지고, 국제관계가 요동을 치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집안싸움만 계속하고 있다. 저성장, 고환율, 소비침체, 물가상승 등 나라 경제에 안 좋은 상황이 겹쳐 있다. 국방, 치안, 법무 등을 맡은 장관이 모두 탄핵 심판의 대상이 되어 있다. 겪지 않아도 될 이런 어려움은 모두 정치인들이 만들어 낸 현상이다.

모두가 한 걸음 물러서서 서로 국가 민족의 번영과 안정을 최우선 목표에 두고, 여야가 관계를 개선해서 올바르게 나아갈 방향을 찾는 것이 나라가 태평하게 되고 백성을 편안하게 만드는 길일 것이다.

* 國 : 나라 국. * 泰 : 편안할 태.

* 民 : 백성 민. * 安 : 편안할 안.

허권수 동방한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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