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시민 건강·행복권 기여한 걷기대회 등 예산 깎여”
창원시의회 복지 등 예산 대폭 삭감
시민단체 반발…시민 여가축소 우려
6·15 경남본부 “김미나 의원 사퇴해야”
‘해군과 함께 달리는 진해마라톤대회’
16년 전통에도 예산 줄어 중단 우려
창원시의회가 시민의 건강과 문화, 복지 등과 관련된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시민단체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세수감소 여파에 따른 예산 축소라고 하지만, 이들 예산 삭감이 지역 경제 활성화 위축과 시민들의 여가를 빼앗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창원시의회 제129회 제2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창원시의회/
17일 시민사회단체 등에 따르면 창원통일마라톤대회를 주최하는 단체인 6·15경남본부는 지난 14일 창원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통일마라톤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하는 국민의힘 김미나 창원시의원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김미나 의원은 이날 열린 제129회 시의회 정례회 시정질의에서 해당 마라톤대회에 너무 많은 세금이 들어가고, 대회 관련 증빙 자료가 부실하다는 이유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 단체는 “김미나 시의원은 자신이 속한 상임위에서 창원통일마라톤대회 예산을 전년 대비 60% 삭감하는데 앞장선 장본인”이라며 “이제는 아예 창원통일마라톤대회를 없애버리겠다고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송명희 창원통일마라톤대회 조직위원은 “23년 동안 통일마라톤대회를 하면서 연간 3000여명 넘는 도민과 시민이 참여하고 있다”며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참여하고 함께 즐기는 창원통일마라톤대회를 문제 삼는다면 창원 시민 전체에 대해 문제 삼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창원통일마라톤대회뿐만 아니라 팔룡산 걷기대회, 진해마라톤대회 등도 예산이 일부 삭감됐다.
부마민주항쟁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기 위한 취지로 개최해온 팔룡산 걷기대회는 지난 2010년 첫 개최를 시작으로 올해 제14회 대회에는 2700여명이 참가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행사를 주최한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설진환 회장은 “팔룡산 걷기대회는 오랫동안 진행해 왔고 올해도 많은 시민이 참여했다”며 “민주화단체가 어려움 속에서 회원들과 의기투합해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예산이 계속 삭감되면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 우려했다.
‘해군과 함께 달리는 진해마라톤대회’ 역시 전국에서 유일하게 해군 영내를 관통하며 진해만의 푸른 바다를 끼고 도는 환상의 코스로 설계돼 지명도가 높다.
2007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모두 16회 행사를 치르는 동안 수려한 경치와 함께 해군 영내를 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컸는데, 예산 축소로 자칫 대회가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지역 주민들과 마라토너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재경·김태형 기자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