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불이 잡혀 집에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르포] 주민 대피한 한국선비문화연구원 주민 표정.

22일 시천마을 주민들이 대피한 한국선비문화연구원 객실에서 유점이 재난심리상담활동가가 주민을 상담하고 있다./이상규 기자/

이한경 행안부 재난안전과리본부장관이 22일 시천마을 주민들이 대피한 한국선비문화연구원 객실에서 주민들을 돌보고 있다./이상규 기자/
“자고 있는데 경찰, 공무원이 큰 불이 났다며 대피하라고 문을 두드려 옷도 몇 가지 못 챙기고 나왔습니다.”
22일 산청군 시천면 원리마을 주민 황주연(89) 씨는 전날 오후 마을 인근까지 옮겨 붙은 산불에 황급히 대피했던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 마을 주민들은 21일 오후 7시부터 밤 10시 전후까지 산청 군청과 소방서, 학교, 경찰서, 의용소방대 등에서 제공한 차를 타고 인근 시천면 한국선비문화연구원으로 대피했다.
황씨를 포함해 원리마을 주민 7명이 대피해 하루를 보낸 한국선비문화연구원 104호.
주민들은 이 곳에서 놀란 가슴을 진정 시키며 하룻밤을 보냈다. 이 곳에는 전부 217명이 옮겨 왔다.
104호에는 이금선(93), 김명순(90), 황주연(89), 이순갑(86), 서복례(86), 정복임(86), 김정미(57) 씨 등 7명이 머물렀다.이들 대부분이 80대 이상이며, 김명순 씨는 치매환자다. 덕산초등학교 스쿨버스 탑승 보조일을 하고 있는 김정미씨가 할머니들을 밤새 돌봤다.
이순갑 씨는 “불이 크게 나 조마조마했다. 우리 마을까지 불이 내려 올까 봐 겁났다. 시집와 각시 때 큰 불난 거 보고 몇 십 년만에 처음이다. 빨리 집에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밤에 마을 건너편까지 불어 벌겋게 타 올라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어제 밤에 바람이 안 불어 많이 안 번졌다. 정말 다행이다”고 말했다.
“뉴스를 본 자식들이 별일 없느냐고 어제 밤에 발발이 전화가 왔다. 경찰, 군청 공무원들이 고맙게 차로 빨리 대피시켜서 아무도 안 다쳐 다행이다. 적십자사에서 나와 구호품도 주고 진찰도 해줬다.”
이날 이한경 행안부 재난안전과리본부장, 박명균 경남도 행정부지사, 이승화 산청군수 등이 이 곳을 잇따라 방문해 주민들을 둘러봤다. 전날과 22일 박완수 경남지사와 최구식 한국선비문화연구원장 등이 주민들을 위로했다.
이상규 기자 sk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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