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산불 희생자 4명 마지막 길] “아빠 보고 싶을 거야”… 오열 속 발인
진화대원 유가족들 하염없이 눈물
창녕군청서 숨진 공무원 노제 엄수
“내 자식 살려내라.” “아빠 보고 싶을 거야.”
산청 산불 진화 현장에 투입됐다가 불길에 고립돼 안타깝게 숨진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 3명과 인솔 공무원 1명의 발인식이 엄수된 25일 오전 창녕서울병원 장례식장은 울음바다가 됐다.
이날 60대 산불진화대원 이모씨의 빈소는 발인식 전부터 유가족의 흐느낌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발인식이 엄수되자 시신이 있는 안치실은 유족들의 통곡과 곡소리로 가득했다. 담당 공무원들은 안치실 바깥에서 눈물을 훔치거나 침묵을 지키며 고인을 기렸다.
마지막 가는 길을 기리는 추모식 이후 고인의 영정사진을 든 딸이 흐느끼며 운구차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뒤로 관을 든 유족들이 고개를 떨구고 뒤따랐다. 관이 운구차로 옮겨지는 동안 유족들은 울음을 삼키거나 토해냈다. 고인의 딸은 관이 운구차에 실리자 “아빠 보고 싶을 거야. 사랑해”라고 말하며 오열했다. 장례지도사가 “이젠 보내줘야 한다”고 말하자 울음을 참았던 유족들도 마지막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 듯 관 위로 손을 포개거나 자리에 주저앉아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30대 창녕군 공무원 강모(33)씨의 발인 이후 이어진 노제(路祭)도 슬픔 속에 엄수됐다. 유족들의 오열 속에 장례식장을 떠난 강씨의 영구차는 강씨가 근무하던 창녕군청 현관에서 30분가량 창녕군 공무원노동조합이 주관하는 노제로 이어졌다. 영정 속 강씨의 모습을 본 어머니는 아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내 자식 살려내라”며 또다시 오열했고, 동료들도 울음을 삼키며 조사를 낭독하거나 절을 했다.
창녕군 공무원노동조합장으로 치러진 노제에는 신영기 청원경찰의 축문에 이어 차근상 녹지조경팀장 추도사, 헌관에는 강씨 부친과 장정석 창녕군 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성낙인 군수, 홍성두 의회의장 순서로 진행됐다.
공무원 200여명은 노제가 진행되는 동안 군청 현관 앞에 늘어서서 동료 직원의 마지막 길을 지켜보며 영면을 기원했다.
창녕군은 이날 8급 공무원이던 강씨를 7급으로 승진시키는 특별승진 임용장을 추서했다. 동료들은 “평소 강씨는 긍정적이며 활발하고 동료직원들과 대인관계가 매우 좋았는데…”라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희생자 4명의 유해는 함안하늘공원에서 화장된 후 창녕추모공원에 안치됐다. 창녕군은 지난 23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사고 희생자 애도기간’을 정하고, 전날부터 창녕군민체육관에 산청 산불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25일 창녕군 창녕서울병원 장례식장 일대에 지난 22일 산청 산불 현장에 투입돼 진화작업을 하다 숨진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현수막들이 걸려 있다./김태형 기자/
김태형·고비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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