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대형 산불] 사망 진화대원 ‘평균 60대’
도내 소속 근로자 고령화… 대책 시급
긴박한 산불 현장에서 지자체 소속 고령의 산불진화대원들이 숨지는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3시께 산청군 시천면 화재 진화에 투입됐던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 등 9명이 역풍으로 인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이 숨진 진화대원 2명을 발견했으며, 진화대원 5명이 화상을 입는 등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나머지 진화대원 1명과 인솔하던 공무원 1명이 연락이 실종됐다. 이후 수색을 이어가다 오후 5시께 실종자들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산청군 산불 발생 사흘째인 23일 오후 시천면 신천마을 야산에서 의용소방대원들이 잔불 정리를 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숨진 공무원은 30대로 8급이었으며, 사망한 산불진화대원들은 1961·1962·1965년생으로 모두 60대였다. 부상을 당한 진화대원들도 모두 40~60대로 고령에 속했다. 고립 사고를 당한 산불진화대원들은 모두 기간제 근로자였다.
도에 따르면, 18개 시군 지자체 소속의 산불진화대원은 970여명 정도로 파악된다. 이들 대다수가 고령으로 추정된다. 지난 2023년 기준 906명 진화대의 평균 연령은 59세로 파악됐으며, 최고령은 74세를 넘었다.
최근 산불 진화대원이 숨진 것은 2023년 3월 하동 산불 이후 2년 만이다. 당시 하동 산불 진화작업에 투입됐던 60대 진주 소속 진화대원이 20kg짜리 펌프를 메고 험준한 산길을 오르다 심정지로 숨졌다. 이번 산청 산불처럼 여러 명이 목숨을 잃은 것은 1996년 4월 경기도 동두천 산불 이후 29년 만으로 알려졌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전국에서 산불 진화작업을 하다 숨진 대원은 15명으로 집계됐다. 2010년 1명, 2016년 2명, 2017년 2명, 2018년 1명, 2019년 2명, 2020년 2명, 2023년 1명, 2025년 4명 등이다. 이같이 산불을 끄려다 사망하는 사례가 거의 해마다 반복되면서 산림청도 대책 마련을 논의 중이다.
산림청은 산불 진화 작업 시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대원과 공무원들에게 철저한 안전 장비 착용과 불 아래에서 진화 작업을 할 것, 안전수칙 준수 등을 당부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불 진화작업의 최우선은 ‘자신의 안전’인 만큼 대원들은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진화에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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