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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택, 사과도 연극이었나

내부 고발자 “기자회견 리허설…연희단거리패 단원도 성폭행 인지”

변호사에 전화해 형량 관련 질문도

기사입력 : 2018-02-21 22:00:00


이윤택 연출가가 19일 열렸던 성추문 관련 공개사과 기자회견에 앞서 리허설을 했으며, 연희단거리패 단원들이 이 연출가의 성폭행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내부 고발자에 의해 폭로됐다.

2008년부터 연희단거리패 단원으로 활동한 오동식씨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나의 스승을 고발합니다”라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오씨는 이윤택 연출가의 성추문이 터진 후 기자회견까지 극단 내부 상황을 상세하게 공개하며 연희단거리패 단원들이 이윤택 연출가의 성폭행과 피해여성의 낙태가 사실임을 알고 있었고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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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파문을 일으킨 연극연출가 이윤택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씨의 글에 따르면 이윤택 연출가와 연희단거리패 단원들은 극단 미인 김수희 대표의 첫 번째 폭로 글이 나온 후 서울 3D스튜디오를 폐쇄하고 김해 도요창작스튜디오로 피신했다. 오씨는 10일 부산 가마골극장에서 열린 대책회의에서 이윤택 연출가가 김수희 대표에 대한 모욕적인 언사를 한 후 “자신이 연극을 당분간 나서서 할 수 없으니 앞에는 저와 같은 꼭두각시 연출을 세우고 간간이 뒤에서 봐주겠다고 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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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단거리패 단원으로 활동한 오동식씨 페이스북 캡처.

12일 ‘보리’라는 사람의 폭로가 터진 후 “선배 단원과 이윤택 연출가 모두 그 사람의 실명을 이야기했다”며 “보리라는 분의 글이 진짜인지 극단 대표가 묻기 시작했다. 사실이었다. 그것은 강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낙태 역시 사실이었고 선배들이 공유하고 있었다”며 이윤택 연출가는 기자회견을 하기로 결정한 후 변호사에게 전화해서 형량에 관해 물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윤택 연출가가 기자회견에 앞서 가진 리허설에서 낙태와 성폭행은 인정하지 않기로 했으며, 극단 대표가 “선생님 표정이 불쌍하지 않아요. 그렇게 하시면 안돼요”라고 하자 다른 표정을 지어보이는 등 치밀하게 연기를 준비했다는 정황도 폭로했다.

김세정 기자 sj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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