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이상준의 세금이야기 (12) 사업자명의 대여는 위험

실질사업자와 처벌, 명의대여자에 과세

기사입력 : 2019-09-18 08:37:34

다른 사람이 사업을 하는데 명의를 빌려주면 다음과 같은 불이익을 받게 되므로, 주민등록증을 빌려주거나 주민등록등본을 떼어 주는 행위는 절대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첫째, 실질사업자가 밝혀지더라도 명의를 빌려준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명의대여자도 실질사업자와 함께 조세포탈범, 체납범 또는 질서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것이다. 조세의 회피 또는 강제집행의 면탈을 목적으로 자신의 성명을 사용해 타인에게 사업자등록을 할 것을 허락하거나, 자신 명의의 사업자등록을 타인이 이용해 사업을 영위하도록 허락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명시돼 있다.

또 조세의 회피 또는 강제집행의 면탈을 목적으로 타인의 성명을 사용해 사업자등록을 하거나 타인 명의의 사업자등록을 이용해 사업을 영위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둘째, 명의를 빌려간 사람이 내야 할 세금을 대신 내게 된다. 명의를 빌려주면 명의대여자 명의로 사업자등록이 되고 모든 거래가 이뤄진다. 그러므로 명의를 빌려간 사람이 세금을 신고하지 않거나 납부를 하지 않으면 명의대여자 앞으로 세금이 고지된다.

물론, 실질사업자가 밝혀지면 그 사람에게 과세를 한다. 그러나 실질사업자가 따로 있다는 사실은 명의대여자가 밝혀야 하는데, 이를 밝히기가 쉽지 않다.

특히 명의대여자 앞으로 예금통장을 개설하고 이를 통해 신용카드매출대금 등을 받았다면 금융실명제 하에서는 본인이 거래한 것으로 인정되므로 실질사업자를 밝히기가 더욱 어렵다.

셋째, 명의를 빌려간 사람이 내지 않은 세금을 명의대여자가 내지 않고 실질사업자도 밝히지 못한다면 세무서에서는 체납된 세금을 징수하기 위해 명의대여자의 소유재산을 압류하며, 그래도 세금을 내지 않으면 압류한 재산을 공매처분해 세금에 충당한다.

넷째, 지역가입자의 경우 소득과 재산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하므로 건강보험료 부담이 늘어날 수가 있고, 체납사실이 금융기관에 통보돼 금융거래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더해 출국금지나(체납세액이 국세는 5000만원, 지방세는 3000만원 이상인 경우) 고액·상습체납자(국세 2억원, 지방세 1000만원 이상) 등의 명단 공개의 영광(?)도 얻게 된다.

이상준 한울회계법인 대표 회계사, 〈통으로 읽는 세금〉 〈공인중개사 부동산세법〉 저자

김진호 기자 kimjh@knnews.co.kr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