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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경남신문 신춘문예 '수필' 당선소감] 묵묵히 글 쓰며 소실점 향해 걸어갈 것

수필 부문 당선자 우광미 씨

기사입력 : 2020-01-02 07:51:00

제게 글이란 풍경의 소실점 같았습니다. 다가서면 물러서고 다시 바라보는 혼잣말이었지요. 잠든 기억을 깨우고 시간의 페이지를 넘기며, 텅 빈 공간에 섰을 때 비로소 자신과 독대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글쓰기를 일상의 일보다 큰 의미로 여긴 나머지, 본질을 부풀려 생각할까 늘 경계합니다.

사물을 관찰해보면 무엇 하나 외따로 존재하지 않고, 시간의 흔적으로 가라앉아 있습니다. 그 시간을 자아올려, 시공간을 달리하는 사람들을 다시 소환하고 관계를 재편하곤 합니다. ‘댓돌’은 그러한 삶의 의미를 담아보았습니다.

글을 쓰면서 회의를 떨칠 수는 없었습니다. 공들이는 작품이 허방으로 가고 있지는 않은지, 몇 걸음 앞의 길도 못 본채 돌아서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 나올 길을 향한 이중성을 품고 있었습니다. 이젠 소실점을 향해 묵묵히 길을 가겠습니다.

문득 깃든 시절 인연입니다. 저의 작품에 가능성을 부여해 주신 심사위원들께 감사드립니다. 더욱 몸을 낮추어 삶을 관조하겠습니다. 따뜻한 글을 쓰라는 격려와 과제로 받아들이겠습니다. 매년 문학의 장을 열어주는 경남신문사와의 인연도 소중하게 여기며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수필 부문 당선자 우광미 씨

△1963년 부산 출생 △수필과 비평 신인상 △‘평설로 읽는 대표 수필’ 40인에 선정 △‘에세이피아’ 작품상 △에세이집 ‘궤적을 찾다’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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