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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 심사평]

섬세하면서도 냉정한 시선으로 현실적 소재 포착

기사입력 : 2020-01-02 07:51:11

예년에 비해 응모자와 응모 작품 수가 많이 늘었다. 직품 수준도 높아졌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작품 경향도 다양해졌다. 전통 서정의 경향에서 실험적인 작품까지 여러 모습이고 소재도 한층 다양했다. 전반적으로 시조의 형식을 잘 살리면서 사물을 새롭게 표현하는 능력이 느껴졌다. 충분히 읽고 의논한 결과 우선 ‘미모사’ ‘우포늪’ ‘두번, 겨울 산행’ ‘결승전’ ‘백화점’ 5편을 골랐다. 그리고 다시 여러 번 읽고 소감을 나누었다.

이우걸
이우걸
하순희
하순희

섬세한 감각을 보여주지만 시대적 울림이 부족한 작품, 무난해 보이지만 특별한 개성이 없는 작품. 수준이 고르지 않고 압축미가 부족한 작품, 비유가 신선하지만 서정성이 부족한 작품을 골라내고 나니 백화점이 남았다. 이 작품은 여러 가지 장점을 지니고 있었다. 먼저 가장 현실적인 소재를 노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제나 소재가 우리 생활과 밀접하다는 것은 대단한 미덕이다. 현대시조가 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섬세하면서도 냉정한 시선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문명을 노래하는데 적절한 문장이다. 백화점은 오늘의 자본주의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수요와 공급의 현장이다, 그 현장을 시조로 포작해내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일을 이 작자가 해내고 있다. 다른 작품들도 수준급이다. 우리 시조의 내일을 열어 갈 의심 없는 재능이라 믿으며 대성을 빈다.

심사위원 이우걸·하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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