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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소감] 아름다운 언어의 집 짓고파

시조 부문 당선자 김종순 씨

기사입력 : 2020-01-02 07:52:02

4차 산업 혁명이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시대에 옛 정서를 복원시켜 시조로써 인간의 사랑과 연민을 담아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아름다운 시법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통과해야 할 최후의 현관이 있을 것입니다. 그 현관 앞에 서기 위해 밟아야 할 과정이 필요했고 그 문은 혼자서 열어야 하므로 스스로 깨달음이 필요했습니다.

선인들의 지혜가 담긴 책들에게서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자연과 벗하며 산책하는 즐거움에 빠져있었습니다. 연로하신 부모님의 주름진 얼굴과 다리, 온 몸을 마사지하며 천륜의 정을 쌓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글쓰기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연약한 나에게서 이런 힘이 있었나 싶었고 비록 콧잔등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도 그 일을 쉬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계절이 바뀌는 것도 새로운 뜀박질을 하게 했습니다. 마음은 고되더라도 언어의 집을 완성하고 나면 카타르시스를 느끼곤 했습니다.

시조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한 기성 시인들의 유려한 작품들 혼자서 필사하며 보낸 시간들 앞에서 조용히 묵상해 봅니다. 시조세계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데 작은 역할이라도 하고 싶습니다. 더 아름다운 언어의 집을 짓도록 기회를 주신 신문사와 두 분 심사위원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시조 부문 당선자 김종순 씨

△1964년 함안 출생 △창원대 독어독문학과 졸업 △경남대 교육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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