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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에서 잇단 LP가스 사고, 왜

가스 사용 주택 4곳 중 1곳이 LP

설비 오래되고 안전점검도 미비

기사입력 : 2021-02-02 20:30:21

의령·창원 등 도내에서 이틀 연속 LP가스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 9명의 인명피해를 내면서 가스 안전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경남의 경우 농촌지역이 넓어 주택에서 LP가스를 사용하는 가구가 전체 주택용의 1/4에 달한다. LP가스 사고 발생 원인과 안전한 가스사용을 위한 조치에 대해 알아본다.

2일 오전 8시 28분께 경남 의령군 한 단독주택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이 현장을 살피고 있다./경남소방본부/
2일 오전 8시 28분께 경남 의령군 한 단독주택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이 현장을 살피고 있다./경남소방본부/

◇LP가스 사고 발생 환경적 원인= 한국가스안전공사가 발간한 2019년 가스통계 따르면 경남의 주택용 가스사용 가구수는 145만822곳이다. 이 가운데 LP가스를 사용하는 가구수는 36만6210곳으로 전체 25%를 차지한다. 경남의 경우 도시화가 되지 않은 시군 지역이 많고, 노후화된 주택들도 여전히 많기 때문에 아직 LP가스 사용 가정이 많이 있는 편이다.

LP가스를 사용하는 경우 도시가스에 비해 안전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금속 배관이 아닌 호스의 노후화로 누출의 위험이 많으며, 대부분 바깥에 LP가스통을 내놓으면서 호스가 부식되는 상황도 생긴다. 또 LP가스의 경우 안전점검도 제때 이뤄지기가 어렵다.

안전공급 의무규정에 따라 LP가스를 통으로 판매하는 중량 판매의 경우 6개월에 한 번씩 공급자가 안전점검을 실시해야 하며, 배관화돼 있는 체적거래를 하는 주택의 경우에는 1년에 한 번씩 점검을 하도록 돼 있지만 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가스안전공사 경남지역본부 김국진 검사2부 부장은 “LP가스 업계가 열악하다 보니 설치 이후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곳이 많고, 가스통 교체 시 점검이 이뤄질 수 있지만 가스렌지용으로만 사용할 경우 1년에 한 가구에서 1통가량 쓰거나, 고령이 많은 농촌의 경우 요양병원 등에 지내다 오면 사용주기가 더 길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제때 점검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특히 농촌의 경우 접근성도 떨어져 안전점검이 잘 이뤄지지 않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LP가스의 위험성= LP가스는 물질 자체로도 사고 발생의 위험성이 크다. 가스가 누출될 경우 공기보다 무거워 가라앉기 때문에 응집돼 있다 폭발할 가능성이 더 큰 것이다. 또한 폭발력도 도시가스보다 강하다.

한국가스안전공사 경남지역본부 황정호 차장은 “도시가스는 누출이 돼도 위로 날아가기 때문에 폭발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 비해 LP는 아래로 가라앉아 충분한 실외로 빠져나가기가 어렵다”며 “LP가스는 열량도 훨씬 크기에 폭발력도 도시가스의 1.5배 가량이어서 산호동 사고와 같이 건물을 날려버릴 수도 있는 폭발력도 가지고 있어 사용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한 가스 사용 위한 시설 개선= 한국가스안전공사는 노후 시설개선으로 가스 사고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도내 전체 발생 가스안전사고 25건 가운데 주택 내 사고는 8건이며 이중 6건이 시설 미비로 인한 사고였다.

이 때문에 한국가스안전공사 경남지역본부에서는 지난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서민층 가스시설 개선사업을 실시했다. LP가스를 호스로만 연결해 사용하는 취약계층 가구에 호스를 금속배관으로 교체하고, 압력 교정기와 중간밸브를 설치해 주는 사업이다. 올해부터는 일반가구로 대상을 확장해 ‘LPG 용기 사용가구 시설개선사업’을 추진한다. 국비 40%, 지방비 40%를 투입해 시설개선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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