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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째 활활… 밀양산불, 5월 말 발생한 ‘최악의 산불’

기사입력 : 2022-06-02 21:13:24

1986년 이래 2월~5월 15일
조심기간 이후 가장 큰 산불
피해 면적 축구장 998개 넘어
산림청, 위기경보 심각 발령
헬기 57대 투입 진화율 80%


사흘째 계속되고 있는 밀양시 부북면 산불이 ‘산불조심기간’ 이후 발생한 최악의 산불이 될 전망이다.

발생 사흘째인 2일에도 진화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산림청과 소방청 등은 이날 오전 5시 11분 일출과 동시에 진화 헬기를 순차적으로 투입해 공중 진화작업에 나섰다. 주불을 진화하기 위해 헬기 53대와 장비 193대를 동원하고, 국방부의 군병력 등을 지원받아 2400여명을 산불 진화에 투입했다. 오후 5시 기준 진화율은 80%까지 달성했다. 그러나 산림당국은 밤사이 다시 불이 확산할 수 있어 당일 주불 진압을 장담하진 못하고 있다. 해당 시각 상동면 주민 81명이 대피 중이다. 이처럼 큰불은 주불을 진압해도 며칠간 잔불 진화를 계속해야 한다. 이번 화재는 1986년 산불 통계가 작성된 이래 5월 말 가장 늦은 대형 산불로 진화 헬기 등도 역대 최대 규모로 동원됐다.

2일 낮 밀양시 부북면 산불 발생 현장이 연기로 자욱하다./산림청/
2일 낮 밀양시 부북면 산불 발생 현장이 연기로 자욱하다./산림청/

소방청은 2일 오전 9시 30분부터 전국 소방동원령을 1호에서 2호로 격상시켰다. 소방동원령은 대형 화재나 사고, 재난 등 긴급 상황 발생 시 부족한 소방력을 다른 지역에서 지원하는 것이다. 소방력 동원 규모에 따라 1호(당번 소방력의 5%), 2호(10%), 3호(20%) 순으로 단계가 올라간다. 지난달 31일 오전 9시 24분께 밀양시 부북면 춘화리 13-31 일대에서 산불이 시작된 뒤 강한 바람을 타고 급격히 번지자, 소방청은 이날 오전 11시 40분 전국 소방동원령 1호를 발령해 대응해 왔다. 산림청에서는 ‘산불 3단계’ 및 산불 국가 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정부는 산불 규모 대비 최고 수준으로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 전날 산불 대응 사상 역대 가장 많은 헬기 57대를 동원했는데, 이는 지난 3월 경북·강원 산불 때의 51대를 넘어선 것이다. 정부는 산불 진화 기관뿐 아니라 국방부와 경찰청 등도 산불을 조기에 진화할 수 있도록 가용 인력과 자원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을 거듭 당부하고 있다.

산림청은 100㏊ 이상 대형 산불은 따로 관리하며 산불조심기간을 정하는 데 참고한다. 수십여년 간 통계를 바탕으로 정한 봄철 산불 조심 기간이 2월부터 5월 15일까지다. 과거 산불조심기간인 5월 초에 대형 산불이 발생한 적은 있지만, 5월 말 대형 산불이 발생한 것은 올해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밀양 산불은 지난달 28일 경북 울진군 산불(산불 영향구역 145㏊)보다 더 늦게 발생해 더 큰 피해를 냈다. 이번 밀양 화재는 2일 오후 5시 기준 산불 영향구역이 축구장 면적 998개가 넘는 713ha로 대형 산불 중에도 피해가 큰 편이다.

다만, 산림청에선 화재 진압 이후 정밀 측량을 거쳐 실제 피해면적을 산출하기 때문에 정확한 피해를 가늠하긴 어렵다. 실제 피해 규모는 영향권 규모보다 더 늘거나 줄어들기도 한다. 이번에 헬기 등이 최대 동원된 것은 5월 말 워낙 이례적인 산불에 가용 자원이 총동원될 수 있었다.

한편, 산림청은 피해면적이 3000㏊ 이상의 경우 초대형 산불로 분류한다. 근래 초대형 산불 중에는 올해 3월 경북 울진·강원 삼척 산불이 산림 2만여㏊를 태워 ‘가장 오래 지속된 산불’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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