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명태균 경선룰 관여해 조력 끊어… 尹, 공천 개입 아냐”

정진석 비서실장, 국회 국감서 반박

“윤 대통령과 명씨 통화 내용은 덕담

앞뒤 잘린 녹취, 야권의 정치 공작”

기사입력 : 2024-11-03 20:34:47

김영선 전 의원의 창원 의창구 재보궐선거 공천 관련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 통화 음성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이 국정감사에서 해당 의혹들을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일 명태균씨에 대해 “(윤 대통령이) 초반에는 조언을 들었지만 지내고 보니 안 되겠다 싶어서 매정하게 끊었다”고 말했다. 당시 당선인인 윤 대통령의 발언을 공천 개입으로 볼 수 없고, 정치적 중립 의무 규정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지난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창원의창 지역구에 당선된 후 공천개입 의혹 인물인 명태균씨에게 9000여만원을 보낸 혐의를 받고 있는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3일 오전 창원지방검찰청에 출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성승건 기자/
지난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창원의창 지역구에 당선된 후 공천개입 의혹 인물인 명태균씨에게 9000여만원을 보낸 혐의를 받고 있는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3일 오전 창원지방검찰청에 출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성승건 기자/

정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감에서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관련 질의들에 “대통령 출마를 하게 됐는데 유명한 정치인을 많이 아는 사람이 이런 관점으로 이야기하면 솔깃하지 않았겠는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질은 명태균씨의 조력을 중간에 끊었다는 것이다. 사실 매몰차게 끊으셨다고 한다. 경선룰에 이런저런 간섭을 해서 ‘앞으로 나한테도 전화하지 말고 집사람한테도 전화하지 마’하고 딱 끊은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번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는 명씨를 매몰차게 끊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 비서실장은 “어떻게든 남편 몰래 명태균씨를 달래고 좋게 좋게 얘기해서 선거를 끝까지 끌고 가고 싶은 게 가족의 심리 상태가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지난달 31일 민주당이 공개한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녹취에 대해서는 전화를 받아 건넨 덕담 정도라고 선을 그었다.

통화 내용에 대해서도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이런 정도의 누구누구를 공천했으면 좋겠다는 의견 개진은 설사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천관리위원장인 윤상현 의원과 당시 당 대표인 이준석 대표도 김영선 후보를 공천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나”라며 “명씨 역시 전혀 공천 개입이 없었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당에서 다 알아서 하겠다”는 워딩이 잘렸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윤 대통령이 당시 공무원 직위에 없던 시점에서의 워딩으로 문제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정 비서실장은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어떤 정치적 중립 의무 규정한 법률은 없다. 이것은 다분히 정치적인 견강부회라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운영위 국감에서 여야는 전날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녹음 파일을 공개한 것을 두고도 충돌했다.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이 박찬대 위원장을 향해 “어제 대통령 육성이 포함된 녹취를 틀었는데 앞뒤 다 잘라서 맥락도 없는 것을 틀었다. 전형적인 민주당식 폭로이자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박 위원장은 “나에 대한 국정감사인가. 내가 정부·여당인가. 나한테 질문하지 말고 대통령실에 물어보라”고 반박했고, 야당 의원들이 “여기 김건희가 와 있나”라고 비꼬면서 여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였다.

이지혜 기자 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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