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尹… “저와 아내 처신 신중하지 못해”

대국민 담화·기자회견서 사과

“특정인 공천 지시 안했다” 반박

김 여사 국정 개입 의혹도 선 긋기

기사입력 : 2024-11-07 19:56:05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부인 김건희 여사와 ‘정치 브로커’로 불리는 명태균씨 등이 관련된 여러 의혹에 대해 “매사에 더 신중하게 처신해야 하는데 이렇게 국민들한테 걱정을 끼쳐드린 것은 무조건 잘못”이라며 대국민 사과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서 고개 숙여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서 고개 숙여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논란의 핵심인 경남 총선공천 개입과 신규 창원산단 지정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특정 인물 공천을 지시한 일이 없고, 창원산단의 경우 대선공약으로 일련의 과정을 거쳐 비밀리에 진행할 사안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명씨를 통해 여론조사를 조작하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에게 공천을 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여론조사를 의뢰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기자회견을 통해 “남은 임기 2년 반 민생의 변화를 최우선에 두고 정부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2027년 5월 9일 제 임기를 마치는 그날까지 모든 힘을 쏟아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물가·주택시장 안정,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약자 복지 확대 등을 언급하며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겠다”고 했다.

부인 김건희 여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처신에 신중하지 못했다고 사과하면서도 김 여사가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에는 선을 그었다. 사과의 의미를 묻는 질의에 윤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친 것은 저와 제 아내의 처신과 모든 것에 문제가 있기 때문으로, 이런 일이 안 생기도록 더 조심하겠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김 여사가 이날 담화·회견에서 국민에게 “제대로 사과하라”고 조언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앉아서 담화문을 발표하던 윤 대통령은 이 같은 사과 발언을 하며 일어나 고개 숙였다.

윤 대통령은 다만 “대통령 부인은 대통령과 함께 선거도 치르고 대통령을 도와야 하는 입장”이라며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도와 선거도 치르고, 국정을 원만하게 하길 바라는 일들을 국정농단이라고 하면 국어사전 정의를 다시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되물었다.

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는 “사법 작용이 아닌 정치 선동”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과 여당이 반대하는 특검을 임명한다는 것 자체가 헌법에 반하는 발상”이라며 “특검을 국회가 결정해 임명하고 방대한 수사팀을 꾸리는 나라는 없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삼권분립 체계에 위반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시한 특별감찰관 임명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추천하면 당연히 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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