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하동 산림 닷새간 1572㏊ 태워… 진화율 90%
경남서 3년간 대형산불 잇따라
도 대응역량 강화 지적 목소리
산청군 시천면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발생 닷새째인 25일 오후 3시 기준 90%의 진화율을 나타내고 있지만 좀처럼 진화 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최근 3년간 경남에서 대형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경남도와 시군이 산불 대응 장비와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산청군 시천면에서 발생한 화재가 닷새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5일 오후 산청군 시천면 일대에서 헬기가 물을 뿌리고 있다./성승건 기자/
산림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헬기 32대를 투입해 공중 진화에 주력했으며, 지상 진화대와 소방, 군인 등 1959명의 인력과 진화 장비 216대를 투입해 산불 확산을 막고 진화 요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전체 화선 55㎞ 중 49.5㎞는 진화가 완료됐으나 5.5㎞는 아직 진화가 진행 중이다. 산불영향구역은 1572㏊로 늘어났으며, 산청군과 하동군 등 인근 주민 1222명이 단성중학교 등 12개소에 대피한 상태다. 현재까지 주택 16채, 공장 2개소, 종교 시설 2개소 등 총 60개소의 시설이 불에 탔다.
이번 화재를 포함해 2022년부터 3년 간 도내에서는 피해 면적이 100㏊가 넘는 대형 산불이 5건 발생했다. 2022년 합천에서 269㏊, 밀양에서 661㏊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2023년에는 합천과 하동에서 각각 179㏊와 128㏊의 산림이 소실됐다. 올해에는 지난 21일 산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닷새째 이어지고 있으며, 인접한 하동까지 불길이 번져 산불영향구역은 1572㏊로 확대됐다. 지난 22일 발생한 김해 산불 역시 대응 2단계까지 격상됐으나 나흘째인 이날에야 주불이 잡혔으며, 산불영향구역은 97㏊로 추정된다.
산림 당국은 잦은 건조 특보와 강풍 특보 발효로 대형 산불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매년 봄철 특별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산불 대응 장비 등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경남도가 현재 운용 중인 임차 헬기는 8대(7+1)이며, 산불 발생 시 산림청, 소방청 등의 지원 헬기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도는 도내 18개 시군을 7개 권역(창원·통영·사천·김해·밀양·하동·합천)으로 나눠 권역별로 임차헬기를 1대씩 둔다. 도는 동부경남(김해·양산) 권역에는 최근 강수량이 적은 점 등을 고려해 봄철 산불 발생 시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달부터 진화헬기(담수용량 4000ℓ) 1대를 한시적으로 추가 임차했다.
일선 현장에서는 산불 조기 진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진화 헬기 보강이 시급하며, 야간 시간대 진화 및 관리를 위한 산불 진화차와 등짐 펌프 등 장비 확충도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도가 보유한 산불진화차는 181대, 등짐펌프는 1만1300여개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노후화된 산불 진화차를 운용하면서 안전 사고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며, 산불 예방 및 감시를 위해 고용된 도내 산불감시원(2300명)의 역량 강화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산불 신고는 산불감시원이 아닌 주민 등에 의해 119 신고가 이뤄진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민영 기자·일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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